주가지수는 이틀째 상승세를 보였지만, ‘산 너머 산’ 격으로 위협을 가하는 변수들로 인해 시장이 좀처럼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일 콜금리 인상과 옵션 만기일이 별 탈 없이 마무리되고 최근에는 펀드 환매사태나 원ㆍ달러 환율 급락에 대한 불안심리도 어느정도 해소됐지만, 새롭게 등장한 변수가 시장의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는 것. 뚜렷한 매수 주체도 없어, 시장은 하룻동안에도 국내외 작은 변수에도 출렁이는 모습이다. 10일 코스피지수는 한때 1,314선까지 밀리다가 20포인트 이상 회복된 1,335.23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날보다는 13포인트 넘게 올랐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이어지는 조정 장세가 길게는 2분기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제기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수급면에서 반등 여건이 마련되고 있음에도 불구, 투자심리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9일 현재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량은 3조5,000억원에도 못 미쳐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만에 최저치까지 떨어진 상태. 여전히 투자자들은 시장 참여를 꺼린다는 얘기다. 김영익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내수경기와 미국의 주택가격 동향에 따른 경기 동향이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이라며 “여기에 수출까지 둔화되면서 이번 기간조정은 2분기까지 계속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시장에 적극적인 매수 주체가 없는 상태여서, 조정은 적어도 3월 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관이 당분간 펀드내 주식비중을 축소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최근 외국인도 매도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이 달 들어 지난 9일까지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76억, 3,662억원을 순매도했다. 개인이 4,990억원을 순매수하긴 했지만 역부족인데다, 증시에서 개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달 75%에서 현재 62%까지 떨어진 상태라는 것이 김영각 현대증권 애널리스트의 설명이다. 이밖에 외국계증권사인 UBS 역시 가격 메리트가 약화되고 과거의 상승변수가 부정적으로 돌아서면서 향후 수 개월 동안은 시장의 변동성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대외 변수도 시장 불안요인을 가중시키고 있다. 가장 큰 위협요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엔화 하락. 원ㆍ달러환율이 더 이상 쇼크를 주지 못하는 대신, 엔화대비 원화 환율이 817엔선으로 하락해 또 다른 변동성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업체와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자동차, 철강, 조선업종 등은 엔화 하락에 따른 리스크가 큰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SK증권은 “이제부터 국제상품가격 불안과 해외 증시 등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조정장세 2부가 열릴 것”이라며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는 국제상품가격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아연, 구리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은 중국, 인도 등 ‘상품 수요의 블랙홀’ 등장에 투기적 요인까지 가세해 대부분 사상 최고가를 경신중이다. SK증권은 유가와 금을 비롯한 상품 가격이 에너지ㆍ소재산업을 중심으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몰고 올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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