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시련에 일본은 웃고 있다. 삼성전자에 세계 수위자리를 내놓았던 일본 경쟁업체들이 이번 특검 수사로 삼성그룹 전체가 주춤하는 사이 대반격을 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의 경영공백이 길어지지 않도록 법적 문제를 조기에 매듭지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8일 “일본 전자업체들은 삼성전자에 맞서 지난 2~3년간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대항태세를 갖춰왔기 때문에 삼성이 이번 사건의 공판 등으로 주춤거릴 경우 세계시장 점유를 확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이건희 회장 등 삼성 핵심 인사들의 구속은 피했지만 장기적인 공판을 앞두고 있어 핵심기업인 삼성전자의 성장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는 삼성의 이미지가 나빠질 경우 일본 업체가 반사이익을 기대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일본 기업들에는 삼성의 시련이 다시 없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엘피다메모리는 D램 반도체 분야에서 오는 2010년까지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목표로 대만에 총 1조6,000억엔(약 16조원)을 투입, 합작공장을 4개나 건설하는 등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2006년 삼성 시장점유율은 후퇴한 반면 엘피다는 1.8%포인트 증가했다. 윤우진 산업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일본이 삼성 특검을 계기로 고도의 심리전을 전개해 대내외적으로 전시효과를 극대화하는 것 같다”며 “이번 사태를 하루 속히 마무리해 경영전략도 새롭게 짜고 지배구조도 빨리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산업전략본부장도 “일본이 (삼성 특검을 활용해) 한국에 대한 불안심리를 높여 우리의 기운을 빼고 반대로 일본 기업에는 침체 분위기를 탈피하는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경영공백이 길어지지 않도록 법적 문제를 빨리 매듭짓는 등 정부 및 기업 차원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이번 사태로 해외 업계와 거래처 사이에서 삼성전자의 해외 신인도가 올라가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이용해 해외 경쟁업체들이 공격경영에 나서려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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