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업계의 대표 주자인 KDB대우증권(006800)이 '프라이빗뱅킹(PB)' 집중 전략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개척하고 있다. 특히 지난 연말 취임한 홍성국 사장이 강조해 온 '독보적 PB 하우스' 를 향한 기치가 상반기 증시 활황과 맞물려 호실적으로 이어지면서 PB 육성은 탄력을 받고 있다. 대우증권은 상반기 전 사업 부문에서 뛰어난 영업력을 과시하며1·4분기 영업이익이 1,42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2·4분기에도 1,537억원을 올려 '어닝 서프라이즈'가 이어졌다.
홍 사장은 취임 이후 세일즈&트레이딩 (Sales&Trading)에 사업이 편향된 문제를 직시하고 신시장 개척을 통해 균형된 손익구조를 만든는데 역량을 모으고 있다. 대우증권은 법인영업이 업계 최고 수준이면서 IB(투자은행)사업도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이지만 WM(자산관리) 사업부는 규모나 명성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지난 2007년 강남 테헤란밸리에 PIB센터를 세운 이후 유명무실했던 PIB센터를 확 뜯어고쳐, WM과 IB 부문간 연계사업을 강화했다. 올해부터 IB 전문인력을 PIB센터에 전면 배치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대우증권 본사 IB가 대기업 위주의 영업을 하고 있는 만큼 각 PIB센터는 알짜 중소기업을 파악해 자금조달 솔루션을 제공하는 역할이 부여됐다. 예를 들어 A기업이 500억원의 증자가 필요할 경우 해당 기업의 장단점을 파악해 증자에 참여할 투자자들을 연결해주고 시차를 두고 종합자산관리계좌(CMA)와 머니마켓트러스트(MMT), 구조화 상품 등 적절한 운용상품을 기업에 제공하는 식이다. 자금 조달과 운용의 미스매칭을 최소화 하자는 취지다. 아울러 증자에 참여할 최대주주나 임직원의 자산관리 서비스도 병행해 제공했다.
WM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일본 노무라증권이 2007년부터 WM 사업 확대에 나섰지만 실패한 배경에 전문 인력의 부족이 결정적이었다는 판단에서다. "당신은, 진짜 PB입니까?"라는 도전적 주제 속에 지난 4월 신입사원 40명 중 14명을 선정해 PB사관학교 1기를 출범시켰다. 5개월의 강도 높은 교육과정을 이수한 이들은 이달 초 각 지점에 배치됐다.
대우증권은 개인연금 부문도 WM사업의 핵심으로 꼽고 있다. 일반인들은 보통 개인연금이나 퇴직연금 같은 금융상품을 단순 '세 테크' 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는데다 가입 이후 일상생활에 쫓겨 관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대우증권은 이를 간파해 '개인연금 피트니스'를 출시하고 새로운 서비스 비법을 제시하며 점차 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2014년 말 4,107개에 불과했던 개인연금 계좌 수는 지난 3월 말 기준 1만2,179계좌로 급증했다. 아울러 IB부문에서는 더욱 확고한 강자의 면모를 다져가고 있다. 최근 호텔롯데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사로 국내 증권사 중 유일하게 선정돼 지난해 제일모직 상장주관에 이어 대형 IPO에 강한 모습을 재확인했다. 대우증권은 2006년 롯데쇼핑의 상장을 주관한 데 이어 호텔롯데도 IPO를 맡게 돼 향후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편에 따라 이어질 유상증자, 인수금융, 채권발행, 계열사 상장 등에서도 우위를 점하게 됐다. 대체투자에서도 뚜렷한 성과가 나오고 있다. 대우증권의 첫 해외 부동산투자인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애플 사옥은 최근 매각을 결정하면서 매각 차익만 1,800만달러 가량을 올릴 예정이다. 인수가와 비교해 70% 이상의 투자 차익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항공기 투자사업도 궤도에 오르며 아랍에미리트(UAE) 국영항공사인 에미리트항공과 핀란드 국적기인 핀에어 등의 항공기 유동화 투자 5건이 진행됐다.
한편 대우증권은 매각이 본격화 하면서 증권업계의 최대 변수로 자리 했다. 국내 최고 증권사인 대우증권이 어떤 새 주인을 맞게 되느냐에 따라 인수기업과 시너지 창출 여부 등에 따라 기업가치는 더욱 높아 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