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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위치따라 변하는 그림 "재미있네"
입력2006-11-02 17:06:54
수정
2006.11.02 17:06:54
배준성 개인전 내달 3일까지
왼쪽에서 봤을 때는 분명 알몸이었던 여인이 자리를 바꿔 보면 어느새 검은 드레스를 입고 정숙하게 앉아 있다. 사진에 비닐을 덮고 그 위에 유화를 그려 다층적인 볼거리를 선사해 온 작가 배준성이 입체영상을 표현하는 렌티큘러 기법을 적용한 작품으로 헤이리 갤러리 터치아트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다.
올 5월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비닐 회화 4점이 1억4,000만원에 낙찰되는 등 그의 작품은 해외에서도 꾸준하게 인기를 끌고 있다. 관람객이 보는 위치에 따라 여러 개의 이미지로 변화하는 작품은 보는 재미를 주는 '입체 회화'로 평가된다.
전시에는 96년부터 해 온 '화가의 옷' 연작에 렌티큘러 기법을 적용, 새로운 이미지로 선 보인다. 렌티큘러 기법은 움직일 때 마다 이미지가 변하는 책받침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된다.
제작 과정은 의외로 복잡하다. 앵그르와 베르메르 등 19세기 작가들의 작품을 직접 모사하고 그가 촬영한 누드 사진을 합성한 후 겹쳐서 완성한다.
작품에는 19세기 당시 화가들이 그림을 그리면서 꿈꿨던 환타지가 담겨있다. 그는 "바젤 아트페어나 퐁피두 예술문화센터에서 전시할 때 관람객들이 뒤에 있는 사진을 보기위해 비닐을 들춰서 작품이 손상된 적도 있다"며 "관람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반가운 일이지만, 작품 손상을 막아야 할 것 같아 렌티큘러 기법을 썼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비닐 회화 10여점과 렌티큘러 16점이 걸려있다.
12월 3일까지 계속된다. (031)949-9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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