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브랜드 숍 시장에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중견화장품업체인 한국화장품과 나드리가 최근 브랜드숍 시장에 조만간 뛰어들 것으로 보이면서 이 시장을 놓고 업체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화장품은 현재 신사업유통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하고 브랜드숍 진출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말 더 페이스샵 등 인력을 영입해 브랜드 숍 관련 전략을 세운 상태다. 업계에서는 빠르면 올 여름께 명동에 브랜드숍을 론칭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스킨케어에 저력이 있는 한국화장품의 특성상 콘셉트도 스킨케어전문 브랜드가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박영문 한국화장품 IR담당자는 "브랜드숍 진출을 적극 검토하는 건 사실이다"며 "하지만 시기나 브랜드 명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국화장품은 지난 90년대까지만 해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코리아나 등과 함께 국내 화장품 시장을 이끌어오면서 매출이 지난 1996년 1,365억원에까지 이르렀지만 시장 트렌드에 적응하지 못하고 지난해는 510억원으로 뚝 떨어졌다. 2006년 이후에는 계속 적자를 기록, 지난해에도 60억원가량 적자를 냈다. 시장점유율도 90년대 중반 10%가량에서 현재는 2%로 고꾸라졌다. 한국화장품은 최근 홈쇼핑 전문브랜드 '크로키'를 론칭하고 홈쇼핑유통에도 뛰어든 상태다. 지난해 대상그룹에서 완전히 분리된 나드리도 브랜드숍 진출을 고려중이다. 나드리는 지난해 말 대주주가 대상에서 유충민 우리제약 회장으로 바뀐 이후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올 초에는 사옥을 논현동에서 청담동으로 옮긴 상태다. 나드리 역시 과거 튼실한 중견화장품업체 중 하나로 손꼽혔지만 시판과 방판의 유통을 고집한 나머지 지난해 364억원의 매출과 149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임지연 나드리 홍보과장은 "올해를 변화의 원년으로 삼고 브랜드 숍, 마트, 약국 등 새로운 유통채널에 진출하는 것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브랜드숍에 진출하게 된다면 빠르면 내년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화장품과 나드리까지 브랜드숍 시장에 뛰어든다면 대부분의 중견 화장품브랜드들이 참여하고있는 이 시장의 경쟁강도는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브랜드숍 1위 더페이스샵은 명동에 4호점 오픈을 포함해 올해 국내에만 60개점을 새로 열어 800개점을 돌파한다는 목표다. 미샤 역시 올 상반기 중으로 명동에 1개점을 더 열어 5개점을 운영하고, 국내외에 각각 500개의 브랜드숍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정운호 회장의 네이처리퍼블릭도 명동에 신규 3호점을 여는 것을 비롯 국내에 250개, 해외에 50개 매장까지 확장할 방침이다. 토니모리도 현재 110여개 매장을 250개까지 열고 매출1,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올 초 엔프라니가 색조전문브랜드숍 '홀리카홀리카'를 론칭하고 명동과 지방에 점포를 확대해 가고 있고 한불화장품은 '잇츠스킨'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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