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활발한 행보를 하고 있는 GS그룹이 해외 석유화학 관련 엔지니어링 업체 인수에도 적극 나선다. 허창수(사진) GS그룹 회장은 지난 23일 제주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GS건설이 선도기업으로서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진출 분야와 관련해 허 회장은 “GS가 강점을 갖고 있는 석유화학 분야에서 미국과 유럽의 업체들을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GS건설의 한 고위관계자는 “GS건설은 현재 정유플랜트 등의 턴키시장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라이선스를 비롯한 기술적인 부분은 아직 선진국 수준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며 “GS가 해외 엔지니어링 업체 인수에 나서려는 것은 이런 기술적인 부분을 보강해 플랜트 사업 경쟁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 회장은 GS건설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관련해 “강점을 갖고 있는 플랜트 외에 건축과 토목의 비중도 늘려 장기적으로 이 세 부문 간의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해외에서의 자금조달 비용을 낮추기 위해 GS건설과 GS칼텍스에 대해 무디스로부터 평가까지 마쳤다”고 소개했다. 국내에서의 인수합병(M&A)에 대해 허 회장은 “현재 현대오일뱅크와 하이마트 인수의향서를 제출해놓은 상태”라며 “현대오일뱅크의 경우 인수시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되지만 가격이 맞아야 (인수)한다”고 말해 무리한 인수추진은 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대우조선해양과 관련해서도 그는 “좋은 물건도 가격이 안 맞으면 안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룹 출범 이후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는 지적에 대해 허 회장은 “M&A도 중요하지만 기존 시설에 투자해 이익을 더 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며 “2005년 이후 GS칼텍스의 중질유 분해시설(HOU) 증설에 5조원 이상이 들어갔고 앞으로 2~3년 내에 5조원 정도를 추가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회장은 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가운데 리테일 부문의 사업 정체를 가장 아쉬워했다. 그는 “GS리테일이 외환위기 때 공격적으로 투자했으면 E마트와 큰 차이가 없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투자자금이 한정돼 있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허 회장은 삼성 비자금 사건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도 “특별검사제 도입으로 경제와 정치를 자꾸 연결시키면 기업들이 힘들어진다”며 정치권의 특검 추진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고유가와 주택경기 침체 등 국내외 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허 회장은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 전망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생각을 피력했다. 한편 GS그룹은 계열사별로 따로 관리되고 있는 포인트를 내년 상반기부터 통합할 방침이다. 현재는 칼텍스와 홈쇼핑 등에서 발생한 포인트는 해당 분야에서만 사용 가능하지만 내년부터는 GS그룹 계열사 어디에서나 쓸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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