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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런 비결요? 나는 의도적으로 '디마케팅(demarketing)'을 했습니다." 박세준(사진) 한국암웨이 대표는 변화무쌍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강산도 변한다는 10년 동안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지키고 있다. 최근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만난 박 대표에게 '장기집권(?)'의 비결을 묻자 그는 의외의 답변을 했다. 일반인의 인식이 그다지 호의적이지 못한 다단계 판매 회사로서의 상흔이나 우여곡절이 떠올랐다. "취임한 2002년 한국암웨이의 매출이 1조원을 넘었을 정도로 승승장구했습니다. 하지만 제이유 사건 등이 터지면서 다단계 판매업에 대한 시중의 여론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었죠. 그래서 과도한 성장 전략으로 가기 보다는 균형과 내실을 기하는 쪽으로 선회했습니다." 박 대표의 '숨 고르기' 전략은 처음에 안팎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판매 실적을 급격히 올린 독립사업자(IBO)들에게 제품을 주지 않았으니 그럴만했다. 박 대표는 "다단계 판매는 고객과의 직접 접촉이 기본인데 아무래도 열정이 과하면 고객이 부담을 느낄 수도 있다"며 "그런 자정 노력 덕분에 한국암웨이는 다르다는 평판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체이스맨해튼은행과 아멕스 카드 등에서 20년간 일한 정통 금융맨이다. 그랬던 그가 지난 1996년 네트워크마케팅 분야로 뛰어든 것은 암웨이의 철학과 구성원들의 꿈을 향한 열정에 호기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헤드헌터 쪽에서 연락이 와서 그냥 인터뷰나 한번 보자는 생각으로 한국암웨이에 갔었죠. 그런데 암웨이의 철학을 보니까 자유, 희망, 보상과 같은 서양적 가치관과 가족, 사회 등과 같은 동양적 기반이 혼재돼 있더라고요. 여기에다 독립사업자들의 모임에 갔다가 그들의 우렁찬 박수소리에 문화적 충격을 받았죠.(웃음)" 한국암웨이의 등록된 IBO는 80만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정력적으로 일하는 사람은 30만명 정도로 한국암웨이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올해 한국암웨이의 매출은 8,8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박 대표는 "국내에 진출한 지난 1991년 이후 20년간 한국암웨이가 뛰어난 제품을 만드는 주식회사로서 정체성을 만들어 나갔다면 앞으로 20년은 좋은 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기업으로서 정체성을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중소기업의 해외 판로를 개척해 주고 있는 원포원마케팅, 저소득층 아동을 위한 맞춤형 지원사업 등은 이 같은 흐름의 연장선이다. 그는 "진솔함이 세상을 바꾼다고 생각한다"며 "진정성을 갖고 매사에 임하다 보면 좀 시간이 걸리더라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경영 철학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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