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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지난 8월 금리인상때 李총재가 '캐스팅보트' 결정

2001년 7월후 5년만에…내달 금리 동결에 힘실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지난 8월 콜금리를 인상할 당시 금통위원들간의 팽팽한 표대결 끝에 이성태 한은 총재의 캐스팅보트를 통해 금리인상안이 겨우 통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금통위원들이 의견 차이를 보임에 따라 9월에 이어 오는 10월에도 콜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6일 공개된 한은 금통위 의사록에 따르면 8월10일 회의에서 강문수ㆍ박봉흠ㆍ이성남 위원 등 3명의 위원이 콜금리 인상에 반대, 현 수준 유지를 주장하며 이를 실명으로 의사록에 남겼다. 심훈ㆍ이덕훈ㆍ이승일 위원 등 나머지 금통위원은 콜금리를 연 4.50%로 인상하는 안을 주장한 것으로 보인다. 찬성과 반대가 3대3으로 엇갈리자 금통위 의장인 이 총재가 찬성표를 던져 인상안이 가결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은 총재가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경우는 전철환 총재가 금통위 의장을 맡았던 2001년 7월의 콜금리 조정 회의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며 98년 금통위가 상설기구화된 후 두번째다. 과거 금통위 회의에서는 콜금리 조정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경우가 많았고 이번의 경우처럼 3명의 위원이 반대의견을 실명으로 남긴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이는 회의 당시 금통위원들간에 경기전망에 대한 시각이 엇갈려 각 위원들의 소신에 따라 표결을 통해 결론을 낸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6ㆍ7월에는 만장일치로 각각 ‘금리인상’과 ‘동결’을 결정한 바 있다. 이처럼 금통위원들의 시각차가 확인됨에 따라 10월 금통위에서는 금리 동결이 전망되고 있다. 8월 회의 때 그만큼 진통이 컸는데 한은이 추가로 콜금리 인상을 시도할 경우 금통위 통과는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총재가 8월 금리인상을 단행한 직후 ‘금리인상 기조를 마감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고 실제 금통위도 9월에는 콜금리를 동결한 바 있다. 또 내년 경기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근 집권 여당과 정책 당국인 재경부의 압박 강도도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은행으로서도 물가 불안이 크지 않은 마당에 금리를 인상했다가 내수 침체의 책임을 뒤집어쓸 수 있다는 게 부담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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