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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기류에 휩싸이는 경제
입력2004-02-03 00:00:00
수정
2004.02.03 00:00:00
서정명 기자
경기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물가는 치솟는 등 경제흐름이 난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재경부에 따르면 지난 1월중 소비자물가는 전월대비 0.6%, 작년 1월대비 3.4%나 올랐다. 설 특수와 광우병 파동에 따라 농수산물 가격이 급등한 가운데 건강보험수가를 비롯한 공공요금과 유가 등 원자재가격이 급등한 것이 물가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서민 생활과 직결되는 생활물가지수가 급등해 서민들의 경제난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일상생활과 밀접한 품목들로 구성되는 생활물가지수의 경우 지난 1월중 0.9%,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3%나 상승해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제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 같은 물가불안이 쉽게 진정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2월중에도 농산물 가격의 상승에 따라 음식료품 가격 상승이 지속될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와 함께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하반기부터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압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 유가상승과 함께 각종 서비스 공공요금이 줄줄이 인상되는 등 코스트 푸시 요인이 적지 않은데다 토지규제 완화등에 편승한 지가상승 등 수요측면에서도 불안요인이 많아 앞으로 물가안정을 낙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심각한 문제는 마땅한 정책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통화당국에서는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하지만 경기회복 시기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기침체를 더욱 가중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유가 및 국제 원자재가격인상 등 해외의 코스트 푸시 요인 역시 우리로선 속수무책이다.
우리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여건을 종합해 볼 때 자칫 잘못하면 경기침체 속에 물가가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것으로 여겨진다. 이 같은 최악의 상황에 빠지기 않기 위해서는 우선 공급측면에서 공공요금인상을 최대한 억제하는 한편 최근 가격이 치솟고 있는 수산물과 일부 농산품에 대한 공급을 늘림으로써 수급상황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수요측면에서는 토지규제완화 발표와 함께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꿈틀거리고 있는 토지가격을 안정시킬 수 있도록 강력한 지가 안정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이다. 이미 신도시 개발지역과 행정수도 이전 예상지 등을 중심으로 시중의 부동자금이 몰려 지가가 급등하고 있는 데 특히 고비용 구조의 근본 원인인 투기적 토지가격 상승은 어떤 일이 있어도 차단해야 한다. 경기를 지탱하는 유일한 버팀목인 수출이 원고(高) 위협을 받고 있는 가운데 물가불안까지 겹치는 난기류를 맞아 경제운용 기조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서정명기자 vicsj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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