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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맨 공공기관장 줄줄이 옷벗나

김건호 水公 사장 사의<br>이지송 LH 사장 교체 가능성… 장석효 도로公 사장도 거론<br>가스公 사장 등 거취 주목 속 전문 관료출신은 유임 점쳐


임기를 4개월 남겨둔 김건호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이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공기업 수장 가운데 대표적인 'MB맨'으로 평가를 받아온 김 사장의 사퇴가 공공기관장 '줄사퇴'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국토교통부와 수공에 따르면 김 사장은 지난주 국토부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 중 사표를 낸 것은 김 사장이 처음이다. 2008년 7월 취임한 김 사장은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연임에 성공하면서 4년 반 이상 수공을 이끌었다. 수공의 한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을 비롯한 주요 국책사업들의 준공이 지난해 말 어느 정도 마무리된 상황에서 더 이상 새 정부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 용단을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국토부는 다른 공공기관장들과 청와대 분위기를 파악하기 위해 일단 사표 수리는 보류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공공기관장으로 임명해달라"고 당부한 만큼 교체가 확실시된다.

김 사장의 사표 제출로 이명박 정부 사람으로 분류되는 다른 공공기관장들의 줄사표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이지송 사장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LH의 경영 정상화를 위한 기반을 닦는 등 성과를 거뒀지만 고령인데다 현대건설 출신의 'MB맨'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공기업 사장 중에서도 교체지수가 높은 편이다. 서울시 행정2부시장 출신인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사장 역시 국토부 산하 공공기관장 가운데 대표적인 MB맨으로 분류되고 있어 거취를 두고 고민이 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감사원 출신의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취임한 지 1년이 갓 지난 상태인데다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을 정상화시키겠다는 의욕이 강해 자진 사퇴 가능성이 낮다.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에 포진한 MB맨들의 거취도 주목된다. 한국가스공사의 주강수 사장, 지역난방공사의 정승일 사장은 임기가 6개월가량 남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현대건설 인맥이라는 점에서 물갈이 대상으로 꼽힌다. 반면 전문 관료 출신이나 내부에서 승진한 최고경영자(CEO)들은 경영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지 않는 한 대부분 유임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의 조환익 사장, 한국수력원자력의 김균섭 사장은 임명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전문 관료 출신이어서 그대로 갈 가능성이 높다. 내부 승진 케이스인 한국석유공사의 서문규 사장, 무역보험공사의 조계륭 사장은 낙하산 논란에서 자유로운데다 임기도 많이 남아 있는 상태다.

한편 올 상반기에 임기가 만료되는 김문덕 서부발전 사장과 김용근 한산업기술진흥원장의 후임으로는 산업부 출신 고위 공직자들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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