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부진과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LG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4ㆍ4분기에 기대치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며 '2등의 저력'을 과시했다.
30일 스마트폰 국내 2위인 LG전자는 실적발표를 통해 지난해 4ㆍ4분기(연결 기준)에 매출 13조4,973억원, 영업이익 1,07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대비 매출은 9% 증가한 규모이며 영업이익은 소폭 하락했으나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무려 25%나 개선된 수치다.
사업부별로는 HE사업본부가 평판 TV를 4ㆍ4분기에 925만대 판매, 분기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매출 6조4,430억원, 영업이익 192억원을 보였다. 부진의 주범인 MC사업본부 역시 스마트폰 판매 860만대를 기록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하는 기록을 세웠다.
연간 기준으로도 LG전자는 2011년의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모습이다. 2012년 연간 매출액은 50조9,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1조1,360억원으로 2011년에 비해 세 배 수준으로 껑충 뛰었다. 3년 만에 조 단위 영업이익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해 매출목표를 53조원으로 잡고 시설투자도 2조5,000억원 하는 등 공격적 경영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D램 세계 반도체 2위인 SK하이닉스도 지난해 4ㆍ4분기에 55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이 같은 성과는 D램 반도체 값 하락 등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반도체회사가 적자를 기록한 데서 나온 성과이기도 하다. 4ㆍ4분기 매출도 2조7,184억원을 기록하며 전 분기보다 12.2%, 전년 동기보다 6.5% 증가하며 시장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실적 호조 이면에는 시황 악화 속에서 프리미엄 제품 확대와 미세공정 전환으로 수익성을 크게 개선시킨 것이 많이 작용했다는 것이 SK하이닉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회사 고위관계자는 "올해 고부가가치 솔루션 제품과 10나노 낸드 제품 양산 등을 통해 해외 업체와 더 격차를 벌릴 계획"이라며 "올해는 기술 경쟁력을 토대로 또 한 단계 성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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