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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후 덕분에 밝혀진 카톡 저장 결국…
툭하면 압수수색… 괴로운 카카오톡박시후 성폭행 혐의 사건 등 각종 범죄 증거자료 채택에"사생활 수집 의심" 항의까지현재 5일간 문자 보관기능… 하반기부턴 저장 않기로
이지성기자 engine@sed.co.kr
아래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 지난달 26일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카카오 본사. 사복 차림의 경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 영장을 들고 사무실에 들이닥쳤다. 이들은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탤런트 박시후씨의 후배 김모씨와 연예지망생 A양의 '카카오톡' 문자메시지 내용을 카카오 직원으로부터 넘겨받아 성남지원에 증거자료로 제출했다.
이날 경찰은 법원의 영장 덕분에 카카오톡 서버 기록을 확보할 수 있었지만 운도 따랐다. 하루만 더 늦었어도 서버에 저장된 문자 내용이 삭제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 문자 전송량이 늘면서 15일 정도였던 서버 초기화 주기를 최근에 5일로 당겼다"며 "서버 내역이 삭제되면 접속 기록만 남을 뿐 문자메시지 내역은 원천적으로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이 각종 범죄의 주된 증거자료로 채택되면서 서비스를 운영하는 카카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 직원들은 요즘 일거리가 하나 더 늘었다.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가입자를 관리하고 '카카오페이지' 등 신규 서비스를 준비하느라 일손이 달리지만 서버 내역을 열람하려는 경찰의 압수수색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지난달에는 연예지망생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탤런트 박시후씨의 후배 카카오톡이 세간의 관심을 받았고, 올해 초에도 가수 고영욱씨가 미성년자 성추행 혐의로 입건되면서 카카오톡 문자메시지가 사건의 결정적 증거로 부각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일반 이용자들의 민원도 크게 늘었다. 카카오가 일정 기간 카카오톡 문자메시지를 서버에 보관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가족이나 연인의 카카오톡 문자 내용을 알고 싶다는 요청이 급증한 것이다. 일부 이용자들은 카카오톡이 몰래 사생활을 수집하고 있는 것 아니냐며 항의 전화를 걸기도 한다.
카카오톡이 문자메시지 내용을 서버에 보관하는 것은 사실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한 측면이 더 크다. 현행법상 문자메시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는 문자 내용이 아닌 문자의 전송 일시가 담긴 '로그' 기록만 3개월까지 보관하면 된다. 하지만 카카오는 통신망이 불량하거나 단말기가 문제가 생겨 문자가 전송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 LG CNS로부터 임대한 서울과 부산의 서버에 각각 문자를 보관하고 있다.
카카오는 출시 초기에만 해도 보름에 한 번꼴로 카카오톡 서버를 초기화했다. 하지만 올 들어 카카오톡 가입자 증가로 전송량이 크게 늘자 이를 5일 내외로 줄였다. 작년 3월만 해도 카카오톡의 하루 전송량은 최대 26억건을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평균 40억건을 훌쩍 넘어섰기 때문이다. 지난 1월1일에는 새해 안부 문자가 급증하면서 하루 전송량으로는 사상 최대인 48억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는 카카오톡에 대한 압수수색도 사실상 사라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요즘 카카오톡 문자가 서버를 오가는 과정을 기존 3단계에서 2단계로 줄이고 데이터 전송방식을 개선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서비스 개편이 완료되면 카카오톡 서버와 단말기의 접속이 끊어져 상대방 단말기에 문자가 저장되지 않을 경우에만 일시적으로 서버에 저장된다. 현재 이동통신사가 운영하는 문자메시지와 마찬가지로 전송 즉시 문자 내역이 삭제되는 셈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법원의 정식 요청이 있을 경우에만 서버 기록은 제출하고 있다"며 "서버 개편이 완료되면 카카오톡 서버에 문자메시지 내용이 남지 않기 때문에 가입자들의 스마트폰에 저장된 카카오톡 메시지가 유일한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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