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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라이프] 인터넷 중독증 탈출 "용기를 내라"
입력1999-12-03 00:00:00
수정
1999.12.03 00:00:00
이진우 기자
전자가 인터넷의 사회적 부작용이라면 후자는 개인적 부작용인 셈. 둘의 공통점은 한번 감염되면 말릴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묻지마 주식 투기」는 돈이 떨어지면 저절로 끝나지만 인터넷 중독증은 그 끝을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더 무섭다.◇나는 접속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집에 들어오면 컴퓨터부터 켜고 지직거리는 모뎀의 접속음을 들으면서 편안해지는 사람. 몇시간 동안 이메일을 확인하지 못하면 불안해지는 사람. 문득 사이버 세상의 소식이 궁금해지는 사람. 이런 인터넷 중독 초기 증상에 걸린 사람들도 겉보기에는 나무랄 데 없이 평범한 사람들이다.
단지 인터넷에 접속할 때의 눈빛이 보통사람보다 조금 더 빛날 뿐이다. 문제는 컴퓨터 모니터 앞에선 눈빛이 날로 반짝임을 더해가면서 접속을 끊고 나면 눈동자가 갈수록 흐릿해진다는 사실이다.
◇인터넷 중독증이란
중독증이란 한마디로 「안하면 뭔가 불편해지는」 증상이다. 인터넷 중독증도 마찬가지. 하루라도 접속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사이버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는 증상이 바로 인터넷 중독증이다.
인터넷 중독을 처음으로 사회문제화시킨 사람은 미국 피츠버그 대학의 킴벌리 영 교수. IAD(INTERNET ADDICTION DISORDER, 인터넷 중독 장애)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도 영 교수다.
인터넷 중독증의 원인은 전적으로 인터넷 내부에 있다. 한마디로, 안하고는 못배기는 뭔가가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인터넷의 흡인력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무엇보다 인터넷은 재미있다. 영화·연극·음악·오락·마술·죽음·섹스 등 다양한 유희적 요소들로 도배된 곳이 바로 인터넷이다. 게다가 익명성을 보장해주고 내면의 지배욕을 만족시켜 준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인터넷 중독증의 주범으로 「모퉁이 효과(CORNER EFFECT)」를 꼽고 있다. 마우스의 클릭을 통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할 수 있는 인터넷 공간에는 크고 작은 수많은 모퉁이들이 있다. 「저 모퉁이만 돌아가면 뭔가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 그러나 모퉁이를 돌면 또 다른 모퉁이가 펼쳐진다. 포르노 사이트는 이 모퉁이효과를 극대화한 컨텐츠다.
◇어떻게 치료하나
인터넷 중독증 역시 정신질환의 일종이다. 정신과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 그런데 못말리는 일부 중독자들은 인터넷 중독증의 치료와 상담도 사이버 공간을 통해 받으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술을 끊을 수 있을지 술 마시면서 고민하는 것과 같다. 물론 사이버 공간에서도 치료 상담을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사이버 공간을 과감히 박차고 나오는 용기가 필요하다.
전문의들은 『사이버공간과 현실세계 중 어느 곳이 자신을 더 필요로 하는지 생각해 보라』고 충고한다. 아무리 사이버 공간을 사랑한다 해도 그저 떠돌이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졸지에 「인터넷 과부」가 된 아내도 생각해 보고, 가끔씩 신문에 실리는 사람 찾는 광고 문구도 자기 일처럼 잘 새겨볼 일이다. 「여보 모든 것을 용서할테니 제발 돌아오세요. ○○엄마가.」
이진우기자MALLIA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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