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에버그린롱숏'의 설정액(13일 기준)은 3,559억원으로 1위인 브레인의 '태백'(3,696억원)에 불과 137억원 차이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브레인의 또 다른 헤지펀드인 '백두'(3,510억원)는 이미 제친 상태다.
출범 3년차를 맞은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은 그 동안 브레인의 '백두'와 '태백'을 중심으로 삼성운용의 'H클럽 Eqity Hedge 1호'(2,224억원)와 트러스톤운용의 '탑건코리아롱숏'(2,150억원)이 뒤를 따르는 구조였다. 하지만 지난해 9월말 설정된 '대신에버그린롱숏'이 꾸준히 몸집을 불리더니 출시 5개월여만에 3,000억원을 돌파하며 단숨에 1위 자리까지 엿보고 있다. 실제로 '태백'의 설정액은 연초 이후 950억원 정도 증가했지만 '대신에버그린롱숏'은 2,000억원 가량 늘어나며 '태백' 의 자리를 위협하는 상황이다.
'대신에버그린롱숏'의 몸집이 커지는 것은 설정 이후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기관투자자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 펀드는 출시 후 월간 기준으로 단 한번도 마이너스 를 기록한 적이 없으며 설정 후 수익률은 13.90%, 연초 후 수익률도 3.17%을 기록해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 이 펀드는 재야의 고수로 이름난 김현섭 대신자산운용 헤지펀드그룹장(전무)이 운용을 맡고 있다.
김 전무는 "국내 주식을 대상으로 한 롱쇼트전략을 기본으로 변동성을 최소화 하며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은행·보험은 물론 수협이나 공제회같은 기관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꾸준히 유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펀드 설정 당시 초기 자금을 집행했던 투자자들이 수익 레코드를 보고 추가로 자금을 투자하는 사례도 늘어나면서 펀드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펀드로만 보면 '대신에버그린롱숏'의 약진이 두드러지지만 전체 헤지펀드 규모로는 여전히 브레인운용이 압도적이다. 브레인은 최근 3호 헤지펀드인 '한라'를 출시하며 전체 설정액이 8,250억원까지 늘어났다. 이어 삼성운용이 5,759억원으로 2위이며 대신운용(3,818억원), 트러스톤운용(3,427억원)이 뒤를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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