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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창] 국민연금 자산배분 살펴라


금융시장 내에서 앞으로 가장 빠르게 또는 유일하게 성장할 부문은 어딜까. 대내외 환경, 정책, 금융소비자 행태 등등의 요인이 복잡하게 얽힌 문제라서 족집게로 정답을 뽑아내기는 힘들다. 하지만 앞서간 국가들의 경험, 늙어가는 사회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우리의 현실을 감안하면 아마도 연금 부문이 가장 빠른 성장을 이룰 영순위 후보가 될 것이다. 뒤늦게 출발했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모자란 것을 곧바로 따라잡기 위한 질주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연금 시장이 충분히 커지는 과정에서 돈줄이 어떻게 바뀔지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연금자산은 그 용도가 먼 미래에 있기 때문에 가장 장기적인 자금이요 따라서 투자 위험을 가장 참을성 있게 떠안을 자금이다. 결과적으로 연금이 커가면 커갈수록 길게 투자하고 지켜봐줄 자금이 필요한 곳, 조금 위험해 보이지만 고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 등으로 돈이 흘러가게 된다. 연금 시장이 성장하면서 동시에 자본시장의 역할이 커진다는 해외의 연구들은 바로 이런 선순환 구조를 지적한다.

이러한 연금의 투자 효과로 주식ㆍ채권ㆍ대체투자ㆍ부동산 등의 자산은 서로 다른 영향을 받게 된다. 즉 과거에 일종의 변형된 저축 수단이던 부동산은 연금의 투자 대상에서 멀어짐에 따라 수요가 위축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연금 성장 초ㆍ중기에 많은 투자가 행해지는 채권의 경우 수익률은 낮아지게 된다. 이미 진행되는 저금리 기조는 이러한 사정을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주식이나 대체투자는 연금 자산의 본격적 성장에 가장 큰 수혜를 받을 자산이다. 시장 규모도 커지고 기대 수익률도 높아진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투자 결정에 있어 연금의 성장에 따른 자산가격 효과를 감안해 자산 배분을 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배분 비율 결정이 어렵다면 연금 중 가장 큰 손인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을 살짝 베껴와도 무방하다. 국민연금이야말로 400조원의 자산을 운용하면서 스스로가 시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잘 알고 투자 결정을 할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국민연금의 자산 배분은 주식 27%, 채권 65%, 대체투자 8%이다. 장기적으로는 채권 비중을 줄이고 주식과 대체투자 비중을 더 늘릴 예정이다. 그렇다면 투자자들은 국민연금의 현재 배분 비율을 모방할 게 아니라 이왕이면 미래의 배분 비율을 한발 앞서 모방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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