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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수단이 상거래 성패좌우(인터넷 교역시대)
입력1997-07-05 00:00:00
수정
1997.07.05 00:00:00
이균성 기자
◎카드·전자화폐개발 범국가적 움직임 활발/해커침입방지 등 안전·신뢰성 우선 고려해야「인터넷에서 안전하게 쓸 수 있는 가상의 돈을 만들어라.」
인터넷전자상거래가 확대되면서 미국·유럽·일본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인터넷에서 물품 대금을 안전하게 지급할 수 있는 전자지불수단을 개발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자결제수단은 신용카드와 전자화폐 등 크게 2가지.
신용카드는 현재까지 가장 일반적인 전자지불수단으로 사이버쇼핑몰에서 물품을 구매한 뒤 신용카드 번호와 비밀번호를 입력해 대금을 결제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고객의 신용정보가 해커나 거래상인에 의해 악용될 소지가 많다는 점이 문제다. 신용정보가 누군가에 유출될 경우 자신도 모르게 은행계좌에서 현금이 인출될 수 있는 것이다.
전세계 신용카드 시장의 90%를 점유하고 있는 비자인터내셔널과 마스터카드인터내셔널은 이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공동으로 SET(전자안전거래)란 표준 보안대책을 마련했다. 또 올들어 유럽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등 정보통신업체들과 협력해 SET를 적용한 전자상거래 시범서비스를 처음으로 성공시켰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통신과 데이콤이 각각 마스터카드, 비자와 손잡고 SET를 적용한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개시할 태세다.
그런데도 신용카드는 여전히 사용하기에 복잡하고 거래 때마다 수수료를 내야한다는 문제점이 남는다. 또 소비자들이 신용카드의 안전성을 얼마나 믿을 지도 아직 미지수로 남아 있다.
신용카드의 이같은 결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게 전자화폐다. 전자화폐는 가상의 돈이지만 현금과 똑같다. 은행계좌에서 전자신호로 현금을 꺼내 전자지갑에 저장해놓는 것이다. 집적회로(IC) 카드나 PC가 전자지갑으로 쓰인다. 이용자는 이곳에서 돈을 꺼내 물건대금을 지급한다. 이 과정에서 은행은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 따라서 신용정보가 노출되지 않으며 사용하기 편하고 수수료도 없다.
이 분야에서도 비자와 마스터카드 등 두 신용카드회사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이미 IC카드를 이용한 전자화폐를 개발한 상태다. 비자는 조만간 이를 이용해 일본에서 대대적인 시범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마스터카드도 지난해 이 분야의 선두주자였던 영국 몬덱스사를 인수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네덜란드 디지캐시, 미국의 사이버캐시, 퍼스트버추얼 등 전문업체들이 개발한 전자화폐도 급속히 퍼지고 있다. 이들이 개발한 전자화페는 주로 소액 거래에 사용된다. 이들 화폐는 정해진 한도내에서 현금을 전자지갑에 저장해두고 인터넷으로 물품을 구입한 뒤 지급하는 방식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데이콤이 올해초 사이버캐시사와 손잡고 처음으로 인터넷 결제수단으로 「사이버동전」서비스를 시작했다.
한편 전자화폐를 상용화하기 위한 범국가적인 움직임도 활발하다.
일본 우정성은 최근 범국가적인 전자화폐 실용화 실험에 들어갔다. 우정성은 산하에 사이버비즈니스협의회를 설립하고 앞으로 3년간 전자화폐 실용화 사업에 30억엔을 투자하기로 했다.
우리나라도 한국은행이 주축이 돼 98년부터 전자화폐를 부분적으로 상용화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은행은 올해말까지 전자화폐 시제품을 만들어 내년부터 주민 이동이 적은 소규모 도시를 선정, 시험운영한 후 대상지역을 점차 확대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전자화폐도 문제가 없지는 않다. 이용자의 컴퓨터가 망가지거나 해커가 침입하면 전자화폐는 저장된 화폐가치가 없어져 무용지물이 된다. 길가에서 10달러의 지폐를 잃어버린 것과 똑같다. 소액결제만 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다.<이균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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