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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산업, 이젠 세계를 무대로] 국내銀 해외진출 열기 후끈

현지은행 인수 늘어난다…"현지법인 설립보다 효율적" <br>하나 中·국민 亞서 추진등 신시장 개척 행보 가속도

지난 2004년 김승유(오른쪽) 당시 하나은행장이 중국 최대 은행인 중국공상은행과 포괄적 업무제휴 협약을 맺은 뒤 장치엔칭 중국공상은행장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세계 최대 은행인 미국 씨티은행이 1812년 6월에 창립할 당시만 해도 지역상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안주했다. 그러다가 사업 다각화로 전략을 바꾸면서 1902년 영국ㆍ일본ㆍ필리핀ㆍ인도 등에 잇따라 점포를 개설, 본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나섰다. 씨티가 세계 최대은행으로 성장한 것은 그동안 끊임없이 인수합병(M&A) 전략을 구사해온 덕택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도 해외 진출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씨티는 현재 100여개국에 약 9,000개의 점포망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 은행들의 해외진출 열기가 뜨겁다. 지난 2년간 ‘은행전쟁’이라는 유행어를 만들며 벌인 경쟁은 우물 안에서의 파이 나눠먹기에 불과했고 이젠 해외로 나가야 돈을 벌어야 한다고 자각한 것이다. 진출 전략의 변화도 눈에 띈다. 과거처럼 지점이나 현지법인 설립에서 벗어나 현지은행 인수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해외 시장에서 리테일 뱅킹을 하기 위해서는 현지법인 설립보다는 현지은행 인수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진출 국가의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로울 뿐 아니라 현지화에 필요한 시간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2007년 말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현지은행을 동시에 인수하는 해외시장 진출전략 초안을 최근 발표했다. 국민은행이 선정한 진출 국가는 러시아ㆍ카자흐스탄ㆍ우즈베키스탄ㆍ인도ㆍ중국ㆍ베트남ㆍ아랍에미리트연합 등 10여개국. 국민은행은 10명의 부행장에게 1개국씩 맡겨 시장성을 타진하고 내년 최종 진출국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해외진출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의 주요 타깃은 중국. 2004년 칭다오국제은행을 인수해 중국ㆍ홍콩ㆍ상하이ㆍ칭다오ㆍ옌타이 등 동부지역에 일찌감치 교두보를 확보했다. 최근에는 중국 동북3성(헤이룽장ㆍ랴오닝ㆍ지린) 내 현지은행을 인수, 2008년부터 이 지역 내에서 리테일 뱅킹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또 미주현지은행 인수를 별도로 추진하는 등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자체 성장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우리은행은 은행권 최초로 다음달 홍콩에 해외투자은행을 설립한다. 역외 투자은행인 ‘홍콩우리투자은행’은 앞으로 신디케이티드론,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국제투자 업무에 주력할 계획. 지난 2003년 미국 뉴저지주 팬아시아뱅크를 인수한 우리은행은 중국 등 동남아 신흥시장에서 외국은행을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홍콩에 투자은행(IB)센터 개설 계획을 밝힌 신한은행도 해외 점포 확대, 현지은행 인수 등 글로벌 전략을 수립했다. 신상훈 행장은 “현지법인 설립, 인수합병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북미ㆍ중국ㆍ인도 등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책은행 가운데는 산업은행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산은은 지난 2월 우즈베키스탄의 Uz대우은행을 인수해 UzKDB를 출범시켰다. 또 7월에는 브라질 현지법인인 KDB브라질을 설립했다. 산업은행은 앞으로 홍콩 현지법인의 자본금을 증액하고 조직을 개편해 아시아 업무 중심축으로 육성하는 한편 런던지점은 파생상품 및 트레이딩 업무에 특화한 거점 점포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KDB헝가리 은행을 동구권 핵심 은행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점도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밖에 8월 중국 옌타이에 지점을 낸 기업은행은 앞으로도 중국시장 영업망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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