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가을 밤을 수놓을 춤의 향연이 열린다. 시대의 흐름을 앞서가는 가장 전위적인 춤을 소개하면서도 대중과의 교감을 놓치지 않았던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2006)가 10월 10일부터 25일까지 아홉번째 행사를 펼친다. 국내외 31개의 실력있는 무용단이 참가해 몸으로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언어들을 선보인다. 특히 올해는 주최측이 ‘현대무용의 종합선물세트’라고 표현할 정도로 그 라인업이 다채롭다. 덕분에 전통적인 현대무용부터 발레, 힙합에 이르기까지 무용의 다양한 조류를 한자리에서 느낄 수 있다. 개막작은 핀란드 테로 사리넨 무용단이 장식한다. 테로 사리넨 무용단은 지난 ‘SIDance2005’에서 공연해 폭발적 호응을 받은 무용단. 클래식 발레와 일본의 부토, 현대무용의 테크닉을 융합시킨 새로운 무용을 선보여 왔다. 올해는 현대 음악가 스트라빈스키의 음악을 아코디온으로 해석한 ‘페트루슈카’, 남성무용수 3명을 등장시켜 연결ㆍ단절ㆍ재연결로 이어지는 다양한 움직임을 보여준 ‘미지로!’, 발랄한 음악을 배경으로 소통ㆍ불화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기묘한 관계를 표현한 ‘떨림’ 등 세 작품을 공연한다. 한불 수교 120돌을 기념하는 프랑스 케피그 무용단의 ‘버려진 땅’은 폐막작이다. 서커스와 연극, 힙합을 묶어 몸의 특징을 극대화하는 안무를 선보인다. 시디 라르비 셰르카위, 모리스 베자르, 테로 샤리넨 등 명망있는 무용가들이 수상해온 ‘볼프스부르크 최고 젊은 안무가상’과 프랑스 문화부가 수여하는 ‘예술훈장’을 수상한 무라드 메르주키가 힙합을 현대무용과 결합시킨 다양한 몸짓을 보여준다. 차세대 무용계의 스타로 주목 받는 이스라엘 이마누엘 갓 무용단의 국내 초연도 눈길이 간다. 오히드 나하린을 이을 이스라엘의 신성으로 주목 받는 그는 정통 독일 및 미국식 현대무용에 사교춤의 스타일을 절묘하게 혼합한 독특한 스타일의 작품을 선보여 왔다. 이번에는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을 유연한 살사춤으로 해석한 동명의 작품을 공연한다. ‘SIDance2006’에서는 이밖에도 인도무용의 전통적 양식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영국의 쇼바나 제야싱 무용단의 ‘출구없는 출구’ , 무용수를 극단까지 밀어붙이는 파격적인 안무를 보여줄 낭뜨 국립 끌로드 브뤼마숑 무용단의 ‘심연의 우수’,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독특한 춤 세계를 보여줄 빈센트 만쭈이 무용단의 ‘비어있는 영혼’ 등 다양한 해외작품이 공연된다. 국내 무용단의 공연으로는 유니버설 발레단과 서울 발레시어터 두 발레단의 공연이 주목된다. 클래식 발레로 유명한 유니버설 발레단은 ‘두엔데’ 등 세편을 통해 콘템포러리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이번 공연은 2005년 동아 무용콩쿠르 현대무용 금상을 수상한 25세의 신성 김판선이 처음 안무가로 입성할 예정. 한국 컨템포러리 발레를 이끌어온 서울발레시어터는 ‘오션’, ‘춤을 위한 탱고’, ‘블루’ 등 세편을 무대에 올린다. 특히 ‘월드 댄스 리뷰’지로부터 “1997년 뉴욕에서 활동한 최고의 솔리스트”로 평가 받은 바 있는 루이스 카버러스가 안무할 ‘오션’은 무의식의 셰계를 파도의 원초성에 빗댄 강렬한 작품을 보여준다. 축제는 예술의전당 호암아트홀, 엘아이지아트홀, 국립극장 등에서 펼쳐지며 자세한 공연정보는 홈페이지(www.sidance.org)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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