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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자금조달비용 급속 증가

4개銀, 자산늘리기 나서며 1년만에 평균 0.64%P 올라<br>예대마진 감소→수익성 악화→대출금리인상 우려 고조<br>전문가 "저원가성 조달원 찾고 몸집키우기도 자제해야"


시중은행들이 무리하게 자산확대 경쟁에 나서면서 자금조달 비용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예대마진이 축소돼 은행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며 결국 대출금리를 인상, 소비자에게 전가시킬 전망이다. 우리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민ㆍ신한ㆍ우리ㆍ하나 등 4개 대형은행의 원화예수금 조달비용률 평균은 지난해 9월 말 2.57%를 바닥으로 상승세로 돌아서 지난 9월 말 3.0%로 1년 만에 0.64%포인트 높아졌다. 4대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의 조달비용 증가율이 가장 가팔라 지난해 9월 말 2.44%에서 올 9월 말 3.08%로 0.64%포인트, 하나은행이 2.89%에서 3.45%로 0.56%포인트 상승했다. 우리은행의 올 들어 9월 말까지 누적 예수금 평균잔액이 83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조달비용률 상승에 따라 추가비용이 5,300억원 이상 발생하는 셈이다. 하나은행의 평잔은 63조원으로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추가비용은 3,500억원 가량 된다. 자산경쟁에서 한발 물러나 있던 국민은행의 조달비용률은 2.47%에서 2.69%로 0.22%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쳐 평잔이 119조원으로 가장 많지만 추가비용은 2,600억원에 그쳤다. 신한은행도 조달비용률이 2.55%에서 2.80%로 0.24%포인트 높아져 평잔 71조원을 감안한 추가비용은 1,7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추산됐다. 결국 4개 은행은 336조원의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 1조3,000억원이 넘는 추가비용을 지불하게 된 셈이다. 조달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은 기준금리가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오른 탓도 있지만 빠르게 늘어나는 대출수요와 조달비용이 높은 특판예금과 금융채 발행 등이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채 발행잔액은 지난해 9월 80조원을 밑돌았지만 이후 급속히 증가하면서 최근 120조원을 넘어섰다. 발행금리도 지난해 9월 4% 초반에서 5%에 육박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전략기획팀장은 “조달비용이 늘어난 것은 마진을 축소하면서까지 자산을 급격히 늘린 데 대한 부메랑 효과”라며 “은행의 수익성 악화의 원인은 대출금리를 올리지 못한 것도 있지만 예금이 대출증가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조달비용이 높은 자금을 끌어왔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은행들은 수신금리보다는 대출금리를 더 올리는 방식으로 조달비용 상승에 따른 마진 하락을 해소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준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금융채 평균 발행금리가 4.87% 수준까지 올라가 은행들의 부담이 커졌다”며 “한국은행의 지급준비율 상향조정으로 금리가 올라가는 상황에서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수신금리보다 더 높여 예대금리차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수익성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했다. 백동호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대출수익률보다 조달비용률이 더 높아지면서 순이자 마진이 좁아졌다”고 분석하고 “은행들이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 등 다양한 저원가성 자금 조달원을 발굴하고 자산증가 속도를 적절히 조절해 수익성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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