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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수 "편안한 골프 동반자 되고 싶어"

[골프와 사람] 김종수 동일레나운 대표이사<br>분위기 망치며 스코어 잘내는것 보다… 성적 나빠도 더불어 즐기는게 더 좋아


“부담 없이 동반자로 초청받는 골퍼가 되고 싶습니다. 스코어로 보면 4명 중에 2등쯤 하면 될 것 같아요.” LG상사와 LG패션을 거쳐 지난 2005년 ‘아놀드 파머’브랜드로 유명한 동일레나운으로 자리를 옮긴 김종수(55ㆍ사진) 대표이사. 베스트 스코어 3오버파 75타로 패션업계 고수로 통하는 그의 말은 의외였다. 본인도 “한 때는 세 번에 한번 꼴로 70타 대를 쳤다”고 했고 주변에서 ‘견고한 싱글 핸디캡 플레이어’라고 입을 모았는데 김 대표는 “앞서지도, 처지지도 않으면 대 만족”이라고 했다. “70대 초중반 스코어를 유지하려면 본인은 물론 동반자들도 예민해지기 마련이고 극도의 긴장감을 좋아하는 골퍼들은 몇 안되기 때문에 결국 볼을 너무 잘 치면 주변 사람들이 떨어져 나간다”는 것이 이유였다. “분위기 망치며 스코어 잘 내는 것보다 내 성적 조금 망가져도 화기애애한 게 백번 낮다”는 것이다. 이는 팀워크를 최우선으로 하는 그의 업무 스타일과도 맥을 같이 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지난 81년 LG상사 미국 지사로 발령을 받았을 때 처음 골프채를 잡았다”는 그는 “중고 채 사서 그립 잡는 법 새로 배운 뒤 몇 번 휘둘러 보고 필드에 나섰다”며 자신의 골프 인생을 되짚었다.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퍼블릭코스가 13개나 됐고 그린피는 5달러 미만으로 그야말로 골프 천국이었던” 그 시절에는 “골프는 그저 놀이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귀국 후 잠시 놓았던 골프채를 잡은 것은 91년 패션 마케팅 팀으로 발령을 받으면서. “일 때문에 골프계 사람들과 만나다 보니 반드시 해야만 했다”는 김 대표는 “만나는 이들이 다들 전문가라 어설퍼서는 안되겠다 싶어 6개월동안 스윙을 교정하는 등 진짜 열심히 연습했다”면서 “그때는 골프가 내 마음대로 된다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생각이 또 한번 바뀐 것은 2000년대 초반 홀인원을 한 뒤였다. 당시 이전 회사가 주최한 아마추어 골프대회 때 해외 파트너들과 라운드에 나섰다가 외제 승용차가 걸린 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일본 파트너의 권유로 각종 포즈로 기념사진을 찍으며 한바탕 난리를 피웠는데 대회 참가자가 아니라서 승용차를 받지는 못했다”며 너털웃음을 웃는 그는 “그래도 그 즐거웠던 분위기는 사진으로 고스란히 남았다”고 했다. 그 좋았던 시간이 골프에 대한 생각을 바꿨다. 돌아보면 ‘놀이’로 시작했던 그의 골프는 ‘업무’가 됐다가 이제 ‘어울림’이 된 셈이다. 김 대표는 “돌아가신 아버지(김인배 전 쌍용해운 부사장)가 15년전 회갑이셨을 때 미국에 오셔서 2번쯤 같이 라운드한 게 기억에 많이 남는다”며 “그 때 찬찬히 골프 매너를 일러주시며 혼자 버릇없이 배운 골프를 고쳐주셨다”고 했다. 그는 몰랐지만 더불어 즐기는 김 대표의 골프는 그 때 이미 싹 튼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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