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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은 한중 수교 이전인 지난 1991년 베이징에 사무소를 개소했다. 국내 대기업으로는 최초였다. 중국에 가장 먼저 발을 내디뎠지만 적지 않은 시행착오를 겪은 SK는 2010년 7월 그룹의 중국 사업을 통합 실행하기 위한 새로운 조직으로 SK 차이나를 출범시키고 지난 20년간 각각의 자회사 단위로 분산돼 따로 추진돼오던 중국 사업의 의사결정 구조를 하나로 결집했다.
또 '중국기업으로 중국과 함께 발전한다'는 전략을 통해 철저한 현지화를 꾀하고 있다. 이 같은 '차이나 인사이더' 전략은 속속 결실을 맺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올해 초 완성되어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간 '우한 프로젝트'다. 우한 프로젝트는 SK종합화학과 시노펙이 총 투자비 3조3,000억원을 투자해 후베이성 우한시에 완공한 나프타 분해설비(NCC) 및 하위공정 공장이다. SK가 7년간이나 공을 들인 초대형 프로젝트다. 에틸렌을 비롯해 연간 250만톤의 유화제품을 생산한다. SK종합화학은 우한 공장을 기반으로 중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SK종합화학은 또 국유기업인 닝보 화공과 손잡고 저장성 닝보 지역에 EPDM(에틸렌 프로펠렌 디엔 모노머) 공장을 건설 중이며 올해 말부터 연간 5만톤의 EPDM을 생산할 계획이다.
장쑤성 최대 외자기업인 SK하이닉스 우시 공장은 회사의 전체 D램 생산량의 50% 가량을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생산기지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충칭에도 후공정 법인을 설립해 가동 중이다. 반도체 시장조사기관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2005년부터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반도체 시장으로 성장했으며 올해 비중은 4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의 우시 공장은 중국 내 반도체 기업 중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가장 앞선 20나노급 미세공정 기술을 적용해 D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성공적인 현지화 기업 사례로 꼽히면서 시진핑 국가 주석과 리커창 총리 등 현직 지도부는 물론 원자바오 전 총리 등 중국 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방문했다.
SK종합화학의 모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중국에서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 강화에 나섰다. 올 1월 베이징자동차그룹 및 베이징전공과 함께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인 베이징 BESK 테크놀로지를 설립하고 올 하반기까지 전기차 1만대에 공급할 수 있는 배터리 팩 제조라인을 구축해 가동할 계획이다. 지난 1991년 중국에 진출한 이후 화학·철강 중심의 트레이딩을 시작으로 부동산개발과 패션사업 등을 추진하며 현지기업으로 자리잡은 SK네트웍스는 그동안 다진 기반을 바탕으로 중국과 동반 성장해가는 기업 모델을 만들어나간다. 그룹 관계자는 "중국 사업은 30년 이상의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동북아 시대를 맞아 양국이 동반성장 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중국 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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