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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백수오' 후폭풍… 건강식품 5월 대목 날릴 판

유통가 백수오 판매 중단 등 발빠른 대응에도 불신 번져

건기식 매출 두자릿수 감소

시장 위축 장기화 우려 속 홍삼·비타민 등 반사익 기대

국내 건강기능식품업계가 '가짜 백수오 사태'로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번 파동으로 다른 건기식에도 불똥이 튀어 자칫 대목인 5월 장사를 그르치는 것은 물론 건기식에 대한 불신이 번져 시장 전체가 위축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4일 식품·유통업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건기식 제조기업을 비롯해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는 백수오 제품 판매를 즉각 중단하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CJ제일제당은 명절 판매용으로 내놓았던 '백수오 한뿌리' 판매를 즉시 중단했다. 동원F&B는 '건강한 백수오'를 대형마트 매대에서 철수시켰고 야쿠르트는 '백수오즙' 판매를 그만뒀다. 또 롯데백화점은 식품의약품안전처 발표 직후 백수오 제품 판매를 중지했고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도 각각 13~14개 백수오 제품을 매장에서 모두 뺐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역시 각각 4개·3개 백수오 제품을 모두 판매 중지시켰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을 흐리듯 가짜 백수오 사태로 인해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건기식 시장에 불어닥칠지 모르는 파장을 조기 불식하겠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업계의 적극적인 조치에도 사태는 심상치 않게 돌아가는 모습이다. 실제로 5월은 어버이날·스승의날 등이 있어 매년 건기식 특수 달이지만 일부 대형마트나 홈쇼핑에서는 건기식 매출이 줄어드는 등 후폭풍 조짐마저 엿보여 비상이 걸렸다. A대형마트의 경우 지난 4월22일부터 이달 3일까지 건기식 매출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15.8% 줄었다. B홈쇼핑도 4월 건기식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0%가량 역신장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안해 홈쇼핑업계는 당분간 건기식 프로그램 비중을 20% 정도 줄이기로 했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연간 3,000억원 규모의 백수오 시장에서 홈쇼핑 업체들이 2,000억원어치를 팔았고 일부 홈쇼핑은 자체 브랜드까지 내놓아 직격탄을 맞지 않을까 우려가 크다"고 털어놓았다.



업계에서는 웰빙 바람으로 건기식 시장이 몸집을 불리고 있는 와중에 백수오 사태로 성장에 제동이 걸리지 않을까 전전긍긍한다. 백수오 사태가 건기식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 시장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다.

이 같은 우려 속에 한편으로는 백수오나 헛개나무 등 개별인증형 제품이 타격을 받는 데 반해 시장 규모가 훨씬 큰 고시형 원료 제품인 홍삼·비타민·프로바이오틱스가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개별인증형 원료에서 문제가 발생한 데 따라 반대로 기존 건기식에 소비자의 관심이 쏠릴 수 있다"며 "건기식만큼 합리적인 가격으로 평소 쉽게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식품도 없다"고 강조했다.

가짜 백수오 사태가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식약처의 관리·감독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또 다른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백수오 제품이 시장에 나와 한국 갱년기 여성들의 건강에 유익한 면이 있었지만 이렇게 시장이 죽고 관련 제품에 대한 연구개발이 소홀해지면서 결국 피해는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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