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색 간판 사용말라니...

붉은색 간판 사용말라니...대구시 현실외면 규제논란...관련업계 교체분통

대구시가 현실을 무시하고 붉은색이 50%이상인 간판 사용를 규제해 논란을 빚고 있다. 특히 통일된 로고와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규격화된 간판을 사용하는 대기업 대리점이나 체인점 등은 대구에서만 다른 것으로 교체해야 할 지경이다.

22일 대구시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대구시는 지난 4월 충동적이고 운전자에게 신호등 색깔과 구분을 어렵게 한다는 등을 이유로 옥외 광고물 규제에 관한 조례를 만들면서 간판에 50% 이상의 적색류를 넣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이 규정에는 적색류를 적색 원색에 혼합색 20%를 섞은 것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웬만한 붉은색 계통은 대부분 「적색류」에 적용돼 사실상 거의 모든 붉은색 간판은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대구시 기준대로라면 수 만개의 빨간색 계통 간판 소유자들은 최장 2년6개월 이내(4월부터 시행)에 간판 색깔을 바꾸거나 철거해야 한다.

특히 통일된 로고와 간판을 사용하는 맥도널드, 나이키, KFC, 코카콜라 등 다국적 기업들의 간판은 거의 대부분 교체해야한다. 또 SK주유소, 기아자동차, LG전자, 한빛은행, 롯데리아 등 국내 대기업들의 지역본부나 대리점들도 이에 해당돼 반발하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기업의 이미지 전략에서 「로고 통일」이 최우선인데 대구시 규정대로 하면 다른 지역의 간판과 달라야 한다는 얘기다』고 항의했다.

시는 업계의 이같은 반발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18개 대기업의 지역본부 및 대리점 등에 적색류 광고에 대한 규제 협조 공문을 보내고 시의 취지에 따라줄 것을 요청했다. 시는 또 장기적으로 정보통신부 우체국 간판도 시 취지에 따라 바꿔줄 것을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대해 대구시 관계자는 『지나치게 원색적인 도시색깔을 부드럽게 하기 위한 조치다』며 『조례가 제정된 만큼 법규에 따라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김태일기자[e-mail]

입력시간 2000/08/22 17:59

◀ 이전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