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시대에 1등의 힘이 돋보인 셈이다.
6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4~9월) 현재 삼성화재의 저축성보험 신계약 초회보험료는 53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18억원보다 68%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신계약 중 저축성보험이 차지하는 비중은 55.2%로 지난해 말 50.3%에서 약 5%포인트가 급증했다.
반면 2위권 보험사들의 저축성보험 비중은 하나 같이 축소됐다. 현대해상의 경우 지난해 말 57.9%에 달하던 저축성보험 비중이 48.5%로 약 10%포인트가량 줄었고 동부화재(49.3%→48.1%), LIG손해보험(55.4%→53.5%), 메리츠화재(30.7%→25.7%) 등도 저축성보험 비중이 줄었다.
대다수 손보사들의 저축성보험 비중이 줄어든 것은 저금리 기조에 대비해 저축성이 아닌 보장성보험 판매에 집중한 탓이다. 저축성보험은 금리하락 때 투자수익률 저하와 보증옵션에 따른 부담으로 보험사의 수익성을 급격히 악화시킨다. 최근 생보업계에 역마진 우려가 커지는 것도 생보사가 손보사에 비해 저축성보험 비중이 현격하게 높기 때문이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자산을 운용할 곳이 마땅하지 않아 공시이율을 맞추기도 급급한 상황"이라며 "저축성보다는 보장성보험에 가입하도록 내부적으로 설계사들을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험사의 이 같은 바람과 달리 소비자들의 저축성보험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4%대 정기예금이 자취를 감춘 지 오래고 상대적으로 고금리 예금상품을 판매했던 저축은행들도 금리경쟁력이 크게 후퇴했다.
그나마 보험사들이 4%대의 금리를 제시하면서 소비자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데 특히 금리가 평준화되면서 규모와 업력이 앞서는 1등사에로 수요가 몰리고 있다.
12월 공시이율 현황을 보면 삼성화재와 현대해상ㆍ동부화재ㆍLIG손보 등 이른바 빅4 손보사들이 저축성보험에 책정한 공시이율은 4.1%로 동일하다. 이들 보험사는 지난 9월까지만 해도 4.5% 이상의 공시이율을 제시했지만 역마진 우려가 제기되면서 현재 4% 초반에서 키 맞추기를 하고 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가 만연해지면서 갈 곳을 찾지 못한 예금수요가 보험사의 저축성보험으로 몰리고 있다"며 "고객 수요가 있는데 이를 받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회사가 특별히 저축성보험 판매에 집중하고 있지는 않다"며 "금리경쟁력이 실종되다 보니 규모의 경제를 갖춘 회사로 소비자 수요가 몰리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