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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 최강자 “링이 내겐 좁다”

일본 이종(異種)격투기에서 명성을 얻은 후 조국 크로아티아에서 국회의원까지 된 미르코 크로코프(29)가 두 나라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크로아티아 경찰관을 거쳐 군 테러진압부대 무술교관으로 일한 그는 지난해 3월 일본 이종격투기 `프라이드`에 진출, 왕자로 군림하던 프로 미식축구 선수 출신 봅 사프를 가볍게 KO로 물리치고 최강자가 됐다. 링네임 크로코프는 `크로아티아의 경찰관`이라는 뜻이다. 이후 그는 일본에서 `크로아티아 사무라이`로 통하며 인기를 모았고, 크로아티아에서도 국민적 영웅이 됐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총선에 사회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고, 지금은 의원과 격투기 선수를 겸업하고 있다. 2월 프라이드 시즌 참가를 위해 방일한 그는 지난 13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에게 이보 사나데르 크로아티아 총리의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18일자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친서 전달 경위에 대해 “사나데르 총리에게 직접 건의했다. 일본에서 유명한 나를 통해 크로아티아 국민이 직면한 문제에 대해 이해를 구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 “파괴된 경제를 재건하고 생활 수준을 향상시키며 난민 귀환 시설을 건립하고 국경지대 지뢰를 제거하는 문제 등에 대해 일본 외무성에도 원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특히 “크로아티아는 이제 스페인이나 이탈리아와 같은 정도로 안전하다”면서 “일본 기업이 진출해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투자를 호소해 정치인다운 면모를 보였다. 188cm, 97kg의 거구인 크로코프는 “태어난 조국에 경의를 표하고 유혹을 물리치며 남자로서 바르게 사는 것”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그의 주무기는 상대의 안면을 발로 차는 `하이 킥`이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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