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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희망은 벤처다
입력2003-03-23 00:00:00
수정
2003.03.23 00:00:00
`벤처기업을 하는 사람들이 사기꾼처럼 보였습니다. 벤처가 한창 거품일 때 신경쓰지 않았던 것이 정말 잘했다고 생각됩니다.` 40년여를 한 업종에 종사해온 굴뚝업체 사장의 얘기다. 벤처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불신을 받고 있는지 여실히 증명하는 대목이다.
권위를 파괴하고 창의와 자율을 중시하는 벤처기업. 흔히들 `창조적 파괴`의 시발점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등장한 지 몇년 만에 `벤처는 사기`라는 등식이 성립할 만큼 이미지가 추락했다. 벤처는 누구에게나 짜증이 나게 하는 말처럼 들린다.
이제 벤처는 다시 부활의 날개를 펴야 할 때다. 한국경제의 심벌처럼 여겨지던 재벌도 쇄락의 단계에 와 있다. 벤처가 가지고 있는 약점들은 이미 겪었던 시행착오로 개선해나갈 수 있는 것이다.
21세기 한국경제를 이끌어갈 대안은 `그래도 벤처`다. 굳건한 벤처를 키울 수 있는 토양이 필요한 때다. 새로 등장한 참여 정부도 일종의 벤처정신으로 성공한 경우다. `노사모`나 인터넷 유세는 창의와 자율이라는 벤처정신과 일맥상통한다. 벤처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는 정신적 토대는 마련된 셈이다.
이제 가장 중요한 일은 벤처의 옥석(玉石)을 구분하고 성장할 수 있는 벤처들에 `총탄(자금)`을 지원해주는 일이 진행돼야 한다. 벤처캐피털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일이 급선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새 정부와의 간담회에서 벤처업계 대표들은 "새 정부 100대 추진과제 가운데 벤처기업 육성이 포함돼 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의지가 아직은 불확실한 상태"라면서 "정부가 확실한 의지를 보여줘야 위기상황에 놓인 벤처산업이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흥순 벤처기업협회장의 말처럼 잘 나가는 벤처기업이 50개만 되면 한국경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수 있다. `그래도 벤처다` 라고 말하는 젊은 사업가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것도 이 때문 아닐까.
<강창현<성장기업부 차장> chka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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