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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이사람] 송종욱 광주銀 금호동 지점장
입력2003-01-01 00:00:00
수정
2003.01.01 00:00:00
송종욱 광주은행 금호동 지점장. 불과 1년여 전만해도 그는 주목 받지 못하는 일개 지방은행 홍보팀장에 불과했다. 그런 송 지점장이 1년 5개월 전 여수신 규모 300억원대의 소형점포를 맡아 현재는 1,000억원대의 지점으로 키우며 지역 금융가의 주목 받는 인물로 부상했다. 특히 이 같은 성과는 우리금융 지주회사에 편입된 지방은행이라는 약점을 딛고 광주광역시의 대표적인 영세민 밀집 주거지역에서 일궈낸 것이라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송 지점장은 지난해 7월 광주은행이 과장급 지점장 공모 때 본점 홍보팀장 자리를 박차고 과감히 영업점장으로 변신했다. 행원시절 이후 거의 영업활동을 하지 않았던 그로서는 모험이었다.
이런 그에게는 여수신 규모가 300억원 대에 불과한 소형점포가 주어졌다. 은행입장에서도 경험이 일천한 공모 지점장에게 큰 지점을 맡기는 것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는 지점장으로서의 첫 발을 주변의 수 많은 상가들을 방문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식당 슈퍼마켓 꽃집 병원 등을 하루에도 두 세 차례씩 들락거렸다. “안녕하세요 장사 잘되죠”라며 친근하게 다가오는 지점장을 싫어할 상인들은 없었다. 송 지점장은 “치열해진 금융권 영업환경 속에서 살아 남기 위해서는 고객을 찾아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두 달에 한번씩 구두를 바꿔야 할 만큼 그의 잦은 행보는 바로 효과를 보기 시작했다.
은행 존폐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부담감 때문에 광주은행과 거래하기를 꺼려했던 인근 상가의 상인들과 주민들이 다시 지점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송 지점장은 이 같은 친근함을 바탕으로 고객과의 신뢰구축에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힘을 쏟았다. 그는 “지난 여름 전남 완도군의 한 섬에서 대출을 의뢰한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섬으로 출발하는 정기배편을 놓치자 섬까지 모터 보트를 빌려 타고 들어가 대출서류를 받아 왔다”며 “커다란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를 일엽편주로 건널 엄두는 나지 않았지만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두려움을 억누르고 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그의 노력은 지점의 각종 경영지표를 상승추세로 전환시켰다. 200억원 대의 수신은 500억원을 훨씬 넘겼고 98억원에 머물던 여신은 470억원 이상으로 증가했다. 대출은 크게 늘어났음에도 연체율은 오히려 이전보다 절반 이상 떨어지는 등 안정된 경영을 이룰 수 있었다.
최근 가계대출의 연체 급증으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금융권의 상황에서 그의 지점은 한발 비켜나 있다.
<광주=최수용기자 csy1230@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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