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은은 지난해 상호저축은행 전체의 당기순이익이 6조6,000억원으로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는 내용의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했다. 더불어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전년 말 4.92%로 지난 2010년에 비해 반 토막이 났다고 했다.
한은은 이런 결과를 토대로 "저축은행업계에 올해도 추가 부실이 우려되고 경영실적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저축은행 업계, 특히 중앙회는 발끈했다. 영업이 정지된 저축은행 실적까지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중앙회는 "한국은행의 자료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영업 정지된 은행들의 실적까지 담아 불필요한 오해를 부를 수 있다"고 해명했다.
영업정지로 수익을 내지 못하는 은행들의 실적까지 넣어 평가한 것은 살아남은 은행들에 너무 가혹하다 것.
사실 중앙회의 해명이 일리가 있다.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을 빼면 지난해 총 당기순이익 적자는 2조7,000억원 정도다. 한은 수치와 비교하면 약 4조원의 격차가 있다.
BIS 자기자본비율 역시 9.78%로 2010년 9.04%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저축은행 고위 임원은 "멀쩡한 은행까지 싸잡아 안 좋게 표현할 필요가 있느냐"며 "가뜩이나 추가 구조조정을 앞두고 고객들의 불안함이 커지고 있는 판국에 한국은행이 나서서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저축은행으로서는 다소 억울한 부분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그러나 "영업정지된 저축은행 실적을 전체 자료에서 빼버리면 현실을 왜곡할 수 있다"며 현실적인 고충을 얘기했다.
한국은행으로서는 지난해 한은법 개정으로 국회에 제출하는 법정보고서가 된 후 처음 내놓은 이번 보고서가 어찌됐든 시장의 파급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그리 나쁜 상황은 아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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