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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사태수습부터 가계부채·외화대책까지 1월에 모든 플랜 수립"
입력2011-08-21 17:41:33
수정
2011.08.21 17:41:33
■'김석동 플랜' 전말 공개
"저축은행부터 가계부채ㆍ외화유동성 대책까지 취임 초인 1월에 모두 플랜으로 만들어놓았던 것입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우리 금융 역사상 반세기에 한 명 나올까 한 탁월한 경제관료로 꼽힌다. 하지만 현 정부 들어 오랜 기간 침묵의 시간을 보냈다. 3년을 야인으로 지내다 지난 1월에야 컴백했다. 하지만 취임과 함께 저축은행 사태를 마주하면서 적잖이 마음고생을 했다. 일부에서는 그의 정책들이 현실을 타개하는 데 급급함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이 모든 것이 나름의 플랜에 따른 것이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취임 후 언론사로는 처음 서울경제신문과 공식 인터뷰를 갖고 '김석동 플랜'의 전말을 공개했다. 자신의 '심모원려'가 시장에 가감 없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듯했다.
지난 8개월 중 저축은행 사태 수습과 가계부채 대책을 김 위원장은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 특히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던 가계부채 폭탄을 해체하기 위해 정교하게 들인 공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가계대출을 죄는 것은 금융회사ㆍ소비자ㆍ정치권 등 모두가 싫어하는 일이다. 그러나 또 다른 대외충격에 가계부채가 터지면 수습할 수 없게 돼 1번으로 했다"고 강조했다. 최근 잇따른 해외발 쇼크를 일찍이 예상한 듯했다.
그는 "3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완화 연장 분위기를 차단하는 일부터 만만치 않았다"며 "부활된 DTI 규제는 2조1,000억원짜리"라고 표현했다. 부동산 경기를 염려해 DTI 규제를 살리는 대신 취득세를 절반으로 줄여 2조1,000억원의 세수가 증발했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은 "DTI 규제를 빼면 가계부채 대책은 한 발짝도 앞으로 갈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인기에 초연한 모습을 보이다 돌연 4월 서민금융기반 강화대책을 발표한 데 대해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 대책은 소득과 재산이 적은 서민이 가장 큰 영향을 받기 때문에 예방책 차원에서 안전망을 마련한 것"이라며 "당시 그런 배경에 관심이 없어 서운했다"고 솔직히 말했다.
5월에 전격적인 카드 대책을 발표하자 시장이 '종잡을 수 없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반박했다. "은행을 압박하면 2금융권으로 풍선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카드사 등 2금융권에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는 것.
김 위원장은 이렇게 6·29 가계부채 대책이 탄생한 과정을 설명하며 최근 일부 은행의 대출 중단을 '똘아이 금융'이라고 원색적으로 힐난했다. 그는 "은행의 부채구조를 수술할 생각이지 자산을 건드릴 생각은 없다"고 단언했다. 또 "미국과 유럽의 문제가 4ㆍ4분기나 내년 초에 본격화할 것으로 예견했다가 미국 신용등급 강등 사태가 와 은행의 외화자금 조달상황을 좀 더 앞당겨 챙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석동 플랜'은 진행형이다. 김 위원장은 "9월 이후 금융산업 지배구조 개선안, 금융소비자 보호 방안, 금융 전문인력 육성안 등을 계속 내놓을 것"이라며 "할 일이 있어 왔고 1년치 계획이 이미 세워져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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