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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공연계 해외마케팅 강화한다”
입력2003-04-27 00:00:00
수정
2003.04.27 00:00:00
이용웅 기자
세계무대에서 우리 공연의 입지가 높아지면서 해외 마케팅을 강화, 수익 창출과 연결시키려는 시도가 잇따르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전용홀에서 공연중인 비언어 퍼포먼스 `델라구아다`는 오는 9월 한국 공연 종료 이후 새로 투어 팀을 구성, 아-태평양권 해외 진출에 나선다. `델라구아다`의 한국 공연을 추진한 설도윤 프로듀서 팀은 이 공연의 아시아 판권도 확보한 상태. 설도윤 프로듀서는 “구미권외 판권사 RUC(Really Useful Company)와 내년 봄 중국 등 아시아 3개국에서 공연하기로 합의가 끝났었다”며 “중증 급성호흡기증후군 `사스` 때문에 이 공연을 잠정 보류한 대신 호주 공연 등 다른 루트를 물색 중”이라고 답했다. `델 라 구아다`는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성황을 이룬 `해외산` 공연인 만큼 이 프로젝트가 성사된다면 우리 공연 사상 최초의 `역수출` 사례로 기록될 수 있을 전망이다.
RUC는 또한 올 여름 시작될 `캐츠` 지방 공연을 앞두고 설도윤 프로듀서의 설앤컴퍼니와 모든 보유 공연물에 관한 `공동 제작 파트너쉽`을 맺어 눈길을 끌었다. 이에 따르면 `오페라의 유령` `에비타` 등 RUC 보유의 뮤지컬이 한국 내에서 공연되려면 설앤컴퍼니와 공동 제작, 이익과 위험을 나눠야 한다. 또한 아시아권 공동 제작에도 유리한 입지를 점령한 셈이어서 향후 `캐츠`의 아시아 진출도 점쳐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술과 시장논리의 조화`로 눈길을 끌고 있는 공연장 LG아트센터는 아예 한국, 중국, 일본을 묶는 공연 네트워크를 구축할 방침이다. 구미 공연단의 내한 시 아시아 각국을 도는 순회무대가 많은 만큼 이를 묶어 관광 등과 연계한 해외 관객을 확보하겠다는 것. 일례로 다음달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될 댄스뮤지컬 `백조의 호수` 의 경우 이미 500여장의 입장권이 일본인 관객에게 팔린 상태다. 정재왈 LG아트센터 운영부장은 "일본 기획사나 극장 등과 협의해 한ㆍ일 양국 공연시 다음 공연 날짜 등을 소개하면 양국 관객들이 오가며 공연을 볼 수 있다“며 “상하이 등 중국과도 이런 네트워크를 만들 계획으로 빠르면 1년 정도 후에 가시적 성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본격적인 국내 공연물 `수출 1호`라 할 퍼포먼스 `난타`는 2000년 전용관을 개관한 이래 현재도 일본 대만 등 외국인 관광객으로 객석의 70% 가량을 채우고 있다. 지금은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의 관객 확보 루트에까지 손을 뻗친 상태. 외국인 관객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일본 측에서는 자국에 상설극장을 만들자는 제안까지 했다.
해외 마케팅이 활발해 지는 이유는 일단 막대한 제작비에서 찾을 수 있다. 관객의 눈이 부쩍 높아진 만큼 질 높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선 막대한 제작비가 필요하다. 이에 따라 장기 공연도 필연적인데 이 경우 수익을 창출하려면 국내 시장 만으론 사실상 너무 부족하다는 게 공연 관계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해외 마케팅 망의 구축은 차기 공연이나 해외 업체와의 지속적인 관계 확보에도 도움이 된다. 아무리 `쌈지돈`이 크더라도 작품 질을 보장치 못하는 업체와 손잡지 않는 게 선진국 업계의 불문율이기 때문. 자본 가속화에 들어선 공연계가 자본에 밀리지 않고 공동 제작 형태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이유에도 이러한 배경이 있다.
<이용웅기자 yyo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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