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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미 카드 구조재편서 배우는 생존전략

대형은행… 카드사 M&A로 몸집 키우기<br>대형카드… 축적된 노하우 발판 해외 개척<br>중소형사… 수익성 높은 고객에 역량집중


1990년대 중반 이후 미국의 신용카드업은 대대적인 구조재편을 경험했다. 시장포화에 따른 성장정체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하면서 생존을 위한 자구 노력이 곳곳에서 이뤄졌다.

미국 신용카드산업의 구조재편을 초래했던 시장 환경은 현재 국내 신용카드업의 상황과 매우 유사하다. 1990년대 초 미국의 신용카드업은 여타 금융업종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달성했다. 이에 은행권은 물론 유통업ㆍ통신업 등 이업종에서도 카드사업에 뛰어들며 카드 시장이 포화를 맞았다.

더군다나 1990년대 초반 2%대에 머물렀던 기준금리가 1990년대 중반에는 5%대까지 상승하는 등 조달비용의 증가로 카드사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됐다. 1993년에서 2003년까지 연평균 11%에 달했던 자산성장률이 2003년에서 2008년 동안 6%로 감소했다. 세전이익증가율도 같은 기간 연평균 10%에서 6%포인트 감소한 4%로 떨어졌다. 미국의 카드사들이 저성장ㆍ저수익 국면에 돌입한 것이다.

높은 마케팅 비용, 이자마진 축소 등으로 회원 수를 대거 유치하는 성장전략에 한계점이 드러나자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의 신용카드사들은 각 사의 특징에 따라 다양한 대응전략

을 추진했다.

씨티그룹이나 뱅크오브아메리카(BOA), JP모건체이스 등 자금력이 풍부한 대형은행들은 기존 카드사업자 인수를 통해 대형화를 추진했다. 당시 미국 카드시장의 경쟁심화로 고객유치 비용이 올라가며 신규고객을 발굴하기보다는 기존 고객을 인수하는 것이 유리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 대형 카드사들은 성숙기에 접어든 미국 카드시장 대신 해외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미국 내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유럽 및 아시아 신용카드 시장에 진출을 시작했다. 이는 미국 카드산업의 글로벌화를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후발주자였던 캐피털 원(Capital One)과 같은 중ㆍ소형사는 차상위 고계층 등 수익성이 높은 고객층에 핵심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을 채택했다. 이를 위해 방대한 고객 DB를 활용해 고객을 세분화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마케팅 기법이었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국내의 대형 카드사들은 체급에 맞게 해외 시장개척에 도전하되 진입장벽이 높은 카드산업의 특성을 감안해 현지 카드사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거나 카드사를 인수하는 방법을 검토해봐야 한다"며 "중소형 카드사는 부수업무의 질을 확대해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것도 좋은 생존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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