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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엔론게이트' 파문 확산

법무부, 엔론社 사기혐의 수사 착수엔론 게이트가 연초 미 정가를 강타하고 있다. 미 법무부는 엔론이 직원들의 주식 매각을 막아 수십억 달러를 잃게 한 혐의 등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법무부는 이전부터 엔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왔지만 일반에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미 의회는 엔론과 부시 정권의 정경유착이란 점을 전제로 이 사태에 접근하고 있어 엔론 파문은 갈수록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법무부, 엔론에 대한 수사 본격화 미 법무부가 현재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사기 혐의. 엔론 경영진들은 주가가 절정에 달했을 때 주식을 팔아 10억 달러 이상을 챙겼으나 직원들에게는 퇴직계정에 들어 있는 엔론 주식을 팔지 못하게 함으로써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입혔다는 것. 이 같은 혐의에 대해서는 현재 노동부와 증권거래위원회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미 법무부는 특히 엔론이 다른 기업과 제휴관계를 형성하는 동안 사기를 저지른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엔론은 그 동안 다른 기업과의 제휴관계를 이용해 재정문제를 숨기면서 신용등급을 높게 유지하는 방법으로 사업에 필요한 현금과 신용을 얻어 왔다. ◆ 부시 정권, 정경유착 의혹 확산 엔론의 최고 경영자인 케네스 레이가 부시 대통령은 물론 그의 부친과도 오랫동안 밀접한 관계를 맺어 왔다는 점에서 정경유착 의혹은 사실상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그러나 이번에 문제가 크게 불거진 것은 엔론 경영진이 부시 정권 출범 1개월부터 시작해 체니 부통령 및 에너지정책 실무 측근들을 6차례나 만나왔으며, 특히 엔론이 파산 선고를 하기 직전에도 접촉을 가지는 등 정권 차원의 조직적 개입 흔적이 나타났기 때문. 체니 부통령은 현재 엔론 경영진과의 만남은 에너지정책 현안들에 대한 논의 차원이라고 밝히고 있고, 엔론 역시 정상적인 기업활동에서 이뤄진 정책 결정권자들과의 접촉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의혹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 경기대책 이어 의회와 마찰 증폭 경기대책 논쟁으로 민주당과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은 이번에 불거진 엔론 게이트로 인해 이중고를 겪을 전망이다. 현재 엔론 게이트는 법무부ㆍ노동부ㆍ증권거래위원회 등 행정부 관련 부처 이외에 의회의 5개 위원회가 경쟁적으로 의혹 파헤치기에 나선 상태. 특히 상원 조사위원회는 오는 11일부터 엔론 관련 소환장을 51건이나 무더기로 발부할 계획이며, 의회 소속 감사 기관인 회계감사원(GAO)은 부시 행정부가 에너지정책을 입안하는 과정에서 접촉한 업계 관계자 명단을 밝히지 않을 경우 백악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문제도 검토한다는 입장이어서 백악관과 의회의 힘겨루기도 본격화 될 전망이다. 정구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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