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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난 中企 정책자금 '돈 구할 곳이 없다'

중소기업들이 시중 금융권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기가 힘들어지면서 정책자금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시설투자자금 등 일부 자금은 이미 바닥을 드러내 중소기업들의 돈가뭄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4일 중소기업진흥공단에 따르면 올들어 구조개선자금 지원을 신청한 업체는 총3천813개사, 신청액수는 2조1천613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87%와 5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구조개선자금은 중소기업 설비투자에 지원되는 자금으로 올들어 수요가 급증하면서 연초 배정된 1조2천억원이 지난 6월말 이미 소진됐으며 지난 7월 증액 편성된4천700억원 역시 7월말 마감돼 더 이상 신청을 받지 못하고 있다. 올들어 지원된 구조개선자금 1조6천700억원은 작년 배정된 예산(1조1천억원)에비해 51% 늘어난 것이다. 3천600억원이 배정된 중소.벤처 창업자금의 경우 총 2천144개 업체가 7천214억원을 신청해 작년 동기에 비해 각각 37%, 40% 감소하는 등 경기위축에 따른 창업 부진으로 수요가 다소 줄었다. 하지만 신청액수 가운데 지난 9월말까지 3천503억원의 대출이 승인돼 현재 추가대출승인 가능한 액수는 100억원 가량에 불과하며 3천500억원이 배정된 소상공인 지원자금도 현재 800억원 가량만 남아있는 상태다. 게다가 시설운전자금 명목으로 지원되는 경영안정자금의 경우 작년에는 4천500억원 규모로 조성됐지만 올해부터는 아예 폐지돼 중소기업 자금난이 더욱 가중되고있다고 중진공 측은 전했다. 중진공 관계자는 "경영안정자금은 추석 등 자금수요가 많은 시기에 단비 역할을했지만 일반 운전자금은 금융권 대출로 보완할 수 있다는 판단아래 올해부터 폐지됐다"며 "하지만 경기침체로 중소기업들이 금융권으로부터 대출받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 실정"이라고 말했다. 정부 정책자금 뿐 아니라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운영하는 공제기금 대출에대한 수요도 늘고 있으며 경기 침체로 부실 채권 규모도 커지고 있다. 올 1-8월 공제기금 대출규모는 총 1천700억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17.9% 증가했으며 이중 단기운영자금인 3호 대출은 32.3%나 늘었다. 또 중소기업 연쇄도산을 막기 위해 거래상대방으로부터 받은 어음이 부도날 경우 지원되는 1호 대출도 11.7% 늘어 중소기업 부도로 인한 자금수요가 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대출규모 증가와 함께 대출금을 제때 값지 못하는 기업이 늘면서 공제기금 대출중 부실채권 규모도 늘어 올 1-9월 부실채권 규모는 137억원으로 작년 동기(123억원)에 비해 11.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정책자금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고 있지만 정부는 추가 증액은 어렵다는 입장이며 경기침체로 금융권으로부터 대출받기도 힘들어져 중소기업들의 돈가뭄 현상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중소기업청 관계자는 "추경을 통해 이미 6천300억원의 자금을 추가조성해 또다시 지원규모를 증액하려면 국회승인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며 "절차상, 시간상의 문제로 더이상 정책자금을 늘리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희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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