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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현대의학이 정복하지 못한 대표적 난치병이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초기 암은 상당 부분 치료가 가능해졌지만 여전히 문제는 많다. 부작용이 대표적 실례다. 기존 화학요법과 방사선요법은 암세포에 더해 주변의 건강한 세포까지 파괴해 감염·빈혈·통증·구토 등 여러 후유증을 남긴다.
이 난제의 해법으로 최근 활발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는 분야가 나노입자다. 나노입자를 활용해 암세포에만 정확히 약물을 전달하는 나노전달체, 암세포만 공격하는 나노 표적치료제, 암세포에 달라붙어 조기진단을 용이하게 해주는 나노 형광 복합체 등이 개발되고 있다.
이런 차세대 암 진단·치료 기술을 현실화시켜줄 기반기술이 국내 연구팀에 의해 개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화학연구원 나노기술융합연구단의 이강택 박사팀이 그 주인공.
이 박사팀은 세계 최초로 살아 있는 세포에 삽입된 나노입자의 이동궤적을 3㎚의 오차범위 내에서 6시간 동안 실시간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세포 내 운동 단백질(motor proteins)에 의한 능동적 운반현상과 세포분열 등을 직접적으로 관측했다. 나노입자를 세포에 결합시켜 선택적으로 세포의 분포 구조를 확인하고 약물전달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박사는 "암과 같은 질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치료제를 운반하는 나노입자와 세포 간의 상호작용을 파악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살아 있는 세포 내에서 나노입자를 실시간 이미징하면서 세포의 성분을 분석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이어 "기존에는 살아 있는 세포 내의 나노입자를 고속으로 오랜 시간 관측할 수 없었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약 6시간 동안 1초당 50여개의 영상을 촬영해 이미징하는 성과를 올렸다"고 전했다.
특히 연구팀은 양자점을 이용한 기존의 실시간 세포 이미징 기법이 가진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근적외선을 흡수하고 가시광선을 발광하는 '업컨버팅 나노입자(UCNP)'를 사용했다. UCNP는 세포독성이 적어 인체에 해를 끼치지 않으며 가시광선을 발광하기 때문에 현미경으로 손쉽게 관찰이 가능하다.
이 나노입자 추적 기술은 약물이나 RNA 등의 유전체 전달과정을 실시간 이미징함에 따라 궁극적으로 전달 효율 조절의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유전체와 각종 세포 단백질의 실시간 관측·검출이 가능해져 생의학적 진단·치료법 개발에도 활용도가 크다는 평가다.
이 박사는 "살아 있는 세포에서 약물의 효능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 신약개발 가능성을 대폭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특정 RNA나 단백질과 나노입자를 결합시켜 세포분열을 측정하는 실험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 성과는 지난해 6월 세계적 화학학술지 앙케반테케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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