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1일 "항공 수출업체 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는 항공기금을 조성하기 위해 산업부 내부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민간기업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기금조성 자금을 내년 정부 예산안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부가 조성하는 항공기금은 일본의 '항공기개발기금'을 벤치마킹한 투자재원이다. 일본 정부는 미쓰비시 등 민간업체와 공동 출자한 90억엔 규모의 항공기개발기금을 운용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상당한 투자촉진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일본의 항공기 관련 수출금액은 4,161억엔(2011년 기준)으로 한국(16억5,200만달러·2013년 기준)의 2배가 넘는다. 기금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일본의 사례와 비교했을 때 민관 합동으로 1,000억원 안팎을 조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항공기금이 마련되면 부품 수출업체들은 여기서 돈을 미리 지원받아 초기 설비투자 등 개발자금으로 사용하게 된다. 보잉이나 에어버스 등 글로벌 항공업체는 부품발주 단계에서 미리 돈을 지급하지 않고 최종 납품단계에서 대금을 지불하는 특성 때문에 국내 수출업체들이 재정적으로 상당한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무역보험공사는 사후결제 방식의 수출계약에 대해 계약금액의 80%까지 보증해주는 '수출기반보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나 지금까지는 선박에만 혜택을 줘 항공기부품 업체는 지원을 받는 데 한계가 있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항공기금 조성으로 정부가 위험을 미리 나누는 일종의 리스크셰어 프로그램(RSP·Risk Share Program)이 가동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고등훈련기 T-50 수출을 계기로 오는 2020년까지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한다는 중장기 목표를 수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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