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그 동안 증시를 교란시켜 온 불량 우선주에 대한 퇴출 방안을 발표하면서 관련주들이 줄줄이 급락세를 보였다.
18일 증시에서 진흥기업우B와 진흥기업2우B, 사조대림 우선주는 하한가로 추락했다. 대한제당3우B(-13.96%)와 대구백화점우(-12.46%), 세방2우B(-10.18%), 동방아그로우(-6.91%), SH에너지화학우(-6.73%) 등 상당수 우선주들도 급락했다.
우선주들의 급락세는 금융당국이 불량 우선주 퇴출방안을 발표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이날 주주수나 상장주식수, 거래량 등 최소 상장 유지 요건을 갖추지 못한 우선주들에 대한 퇴출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주주수나 상장 주식수, 월평균 거래량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상황이 6개월 동안 지속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기로 했다. 관리종목 지정 후 일정기간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시킨다는 방침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 증시에는 153개의 우선주가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우선주는 보통주와 달리 의결권이 없는 대신 좀 더 많은 배당금을 받을 수 있는 주식이다. 그러나 상당수의 우선주는 이러한 배당 매력과는 상관 없이 주가가 이상급등 하는 등 투기대상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지난해 거래소가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한 종목 총 89개였는데, 이 중 17곳은 우선주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경고종목 5개 중 하나는 우선주라는 의미다.
특히 상장주식수가 적어 소수 주주가 주가 조작이 가능해 시장교란의 주범으로 꼽혔던 구형 우선주들이 우선적인 퇴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형우선주란 1996년 상법 개정 이전에 발행된 우선주로 이후 발행된 우선주들은 3~10년 존속기간이 지나면 보통주로 전환하거나 회사가 직접 매입해 없앨 수 있다. 그러나 구형우선주는 일정한 퇴출기준이 없어 계속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거래소에 따르면 1996년 이후 발행된 신형 우선주는 54개에 불과했다. 또 전체 우선주의 13.7%인 21개 종목이 상장주식수가 5만주가 안되고, 이 중 20개(95%)가 구형우선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 관계자는 “일부 우선주들의 경우 기업가치나 보통주의 주가 흐름과 상관 없이 이상급등 하는 등 시장을 왜곡한다는 지적이 있어왔지만 별도의 상장폐지 기준이 없어 시장 건전화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에 상법이 다시 개정되며 종류주식을 발행할 수 있게 돼 이들 종류주식의 상장 조건으로 최소 주주 수나 상장 주식수 등 기준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구형우선주에 대한 퇴출 방안도 마련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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