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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리가 해냈다
입력2003-10-24 00:00:00
수정
2003.10.24 00:00:00
박민영 기자
파4의 18번홀(350야드) 그린. 3㎙ 남짓한 버디 퍼팅이 홀을 살짝 빗나가 멈췄지만 구름 갤러리는 아낌없는 환호와 갈채를 보냈다. 무표정으로 일관했던 박세리(26ㆍCJ)도 `새로운 도전`의 성공을 실감한 듯 파로 홀 아웃 한 뒤 활짝 웃으며 환호에 답했다.
박세리가 58년만에 `성(性) 벽`을 넘어서며 여성선수의 남자대회 도전사에 기념비를 세우는 순간이었다.
박세리는 24일 경기 용인의 레이크사이드CC 서코스(파72ㆍ7,052야드)에서 계속된 동양화재컵 SBS프로골프최강전 남자부 경기(총상금 3억원) 2라운드에서 버디 1개, 보기 3개로 2오버파 74타를 보태 이틀 합계 2오버파 146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박세리는 단독 선두 조현준(4언더파 140타)에 6타 뒤진 공동 29위에 랭크, 6오버파 150타까지 들어간 63명의 3라운드 진출자 명단에 여유 있게 이름을 올렸다.
또 올 들어 아니카 소렌스탐, 수지 웨일리, 위성미, 로라 데이비스에 이어 5번째이자 마지막 `성 대결` 주자로 나서 유일하게 3라운드 진출에 성공했으며 45년 LA오픈 컷을 통과한 베이브 자하리아스(미국) 이후 58년 만에 처음으로 남자 대회 컷을 통과한 선수가 됐다.
박세리는 동반한 장타자 신용진(39ㆍLG패션)과 양용은(31ㆍ카스코)에 드라이버 샷이 30~50야드 짧았지만 정확한 아이언 샷과 퍼팅으로 커버하며 경기 흐름을 잡았다. 7번홀(파4)에서 세컨 샷을 벙커에 빠뜨려 첫 보기를 한 박 선수는 8번홀(파5)에서 세번째 샷을 핀 2㎙에 붙이며 버디를 낚아 곧바로 만회했다. 티 샷을 벙커로 보낸 뒤 세컨 샷을 물에 빠뜨려 최대의 위기를 맞은 13번홀(파4)에서는 1벌타 후 4번째 샷을 홀 50㎝에 그림같이 붙여 보기로 막으면서 갤러리의 탄성을 자아냈다. 그러나 박세리는 세컨 샷에서 우드를 잡아야 했던 14번홀(파4)에서도 그린을 놓쳐 1타를 잃었고 이후 4개홀에서 모두 버디 퍼팅이 홀을 외면하면서 2오버파로 경기를 마쳤다.
한편 첫날 7오버파로 무너졌던 지난해 대회 챔피언 양용은은 버디 8개(보기 1개)를 쓸어 담으며 7언더파의 코스 레코드를 세우는 저력을 과시, 스코어를 이븐파로 돌렸다. 남자 공식경기의 이전 레코드는 67타였다.
상금랭킹 1위 신용진은 1타를 줄여 중간합계 1언더파 143타가 됐고 KTRD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따낸 장익제(팀애시워스)가 합계 3언더파 141타로 한영근, 강경남 등과 함께 공동 2위를 이뤘다.
<레이크사이드CC(경기 용인)=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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