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공모주 청약과정을 거쳐 증시에 입성한 기업들의 주가가 상장 첫날부터 급락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 그 배경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내기 업체들의 주가부진 이유를 기관과 외국인들의 차익매물 때문으로 보고 있다.
27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우리로광통신은 9.82%(910원)나 하락한 8,360원에 장을 마감하며 공모가(1만300원)를 크게 밑돌았다. 공모주에 돈을 넣었던 투자자들은 수익을 올리기는커녕 불과 며칠 사이에 19%라는 큰 손실을 본 셈이다.
상장 첫날 주가하락을 부추긴 세력은 기관과 외국인이었다. 이들은 이날 장 시작과 함께 차익매물을 쏟아내면서 종일 주가가 이렇다 할 반등 한 번 못하고 밀리는 모습이었다. 기관과 외국인들은 이날 각각 19만4,284주, 17만153주를 내다팔았다.
사정은 다른 새내기주들도 마찬가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우리로광통신을 포함해 이달 상장한 7개 새내기주 가운데 와이엠씨(-14.95%), 디젠스(-15.00%), 맥스로텍(-14.55%) 3개 종목은 상장 첫날 기관과 외국인의 매물 때문에 가격제한폭까지 내려앉았다. 지엠비코리아도 상장 당일 외국인이 11만주 가까운 물량을 내다팔며 3% 하락했다. 와이엠씨는 거래 첫날 기관이 90만주나 내다팔았고 맥스로텍도 첫날 기관이 11만주를 순매도하며 주가를 하한가까지 끌어내렸다. 하반기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였던 CJ헬로비젼도 상장 첫날 기관(21만주)과 외국인(66만주)의 매물 공세를 받았다.
이달 상장한 종목들 가운데 디젠스ㆍ맥스로텍ㆍ아바텍을 제외한 4개 종목은 아직 공모가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기관이나 외국인들이 배정 받은 공모주 물량을 상장 첫날부터 쏟아내는 것을 수익률 관리 차원으로 해석하고 있다. 원상필 동양증권 연구원은 "보통 기관들은 상장 첫날 물량의 50%가량을 털어내 수익을 확정하려고 한다"며 "이는 공모주가 대형주나 우량주가 아닐 경우 상장 후 일주일에서 한 달 사이에 고점을 찍고 1년에 가까워질수록 하락세를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창진 NH농협증권 연구원도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가들은 공모주를 사서 상장일에 팔아 조금이라도 수익을 내는 구조"라며 "큰 수익률을 기대하지 않으면 단기간에 공모주를 처분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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