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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하투' 화약고 되나

현대·기아차 등 5월 임단협 힘겨루기 예고


세월호 침몰참사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노동절 집회 같은 '춘투(春鬪)' 일정이 중단됐지만 산업계에서는 최악의 '하투(夏鬪)'가 벌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상임금 범위 확대를 비롯해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등 노동시장 환경의 대변화를 초래할 이슈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현대자동차 노조는 22일 통상임금 현안을 힘으로 돌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경우에 따라서는 노사 간 정면충돌도 우려된다. 현대ㆍ기아차는 다음달께 임단협 등을 위한 노사 상견례 뒤 노사 간 힘겨루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임금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기아차 노조원 2만7,000여명이 지난 2011년에 낸 통상임금 소송이 변론기일을 시작으로 재판에 들어갔고 현대차의 경우도 지난해 노조원 23명이 제기한 소송이 22일 속개됐다. 더욱이 노사 양측은 통상임금을 포함한 임단협에서 '절대 밀리지 않는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 이미 전운이 감돌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ㆍ기아차뿐 아니라 쌍용자동차와 르노삼성·한국GM 등 자동차업계나 조선·자동차부품 업체 등 다른 곳도 상황은 비슷하다. 통상임금의 범위와 적용시점을 둘러싸고 노사 양측의 입장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금속노조를 포함한 상당수 업체 노조들은 정기상여금뿐 아니라 복리후생비까지 통상임금에 포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특히 △최저임금 시급 6,700원으로 인상 △통상임금 확대 △임금노동시간 체계 개선 △생산공정 및 상시업무 정규직화 등을 4대 요구안으로 내세우고 반드시 이를 관철한다는 입장을 밝혀 심각한 노사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속노조의 한 관계자는 "통상임금이 올해 요구 중 가장 관심이 큰 문제이며 올가을까지 이 이슈는 계속 쟁점이 될 것"이라며 "정기상여금 및 정기,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복리후생비도 통상임금에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응하는 사측의 입장도 강경하다. 정해진 법대로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는 상여금이 고정적이지 않기 때문에 통상임금이 아니라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과 정년연장 문제도 시한폭탄이다. 근로시간 단축법의 4월 국회 처리가 사실상 무산돼 곧 이 문제에 관련된 대법원 판결이 나오면 업체별로 개별협상에 나서야 한다. 혼란이 오히려 가중될 수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여야는 주당 68시간인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여 일자리를 늘리고 근로자 삶의 질도 개선하려고 했지만 '임금삭감 없는 근로시간 단축'을 요구하는 노동계와 '인건비 급등 및 경쟁력 상실'을 우려하는 산업계의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오는 2016년부터 적용되는 정년 60세 법안도 임금 문제를 둘러싸고 노사 양측의 갈등을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올해만큼 민감한 노사 이슈가 한꺼번에 쏟아진 적이 없다"며 "통상임금부터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을 모두 관철하려는 노조의 요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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