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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물 안전불감증 여전"…36% `설계도서' 미제출
입력2004-09-08 09:24:38
수정
2004.09.08 09:24:38
주요 시설물에 대한 정부와 업계의 안전불감증이 여전히 심각한 것으로 지적됐다.
건설교통부가 8일 국회 건설교통위 김병호(한나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관리하는 도로와 항만, 백화점, 호텔, 병원 등 제1종 및 2종 시설물들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 시설물안전관리공단에 시설물 설계도서를 제출해야 하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설계도서 제출 대상 주요 시설물 2만3천923개(공공시설물 5천823개, 민간시설물 1만8천100개) 중 36%인 8천693개가 설계도서를 전혀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설계도서 미제출 비율은 공공시설물(2천22개)과 민간시설물(6천671개)이 각각 35%, 37%로 거의 비슷했다.
대표적인 설계도서 미제출 시설물로는 ▲지난해 지하철참사가 일어났던 대구지하철 1호선의 모든 역사와 터널 ▲서울(5∼8호선) 및 부산 지하철(2호선) 일부 역사와 터널 ▲서울파이낸스센터 ▲서울극장 ▲서울남부터미널 ▲건양대학교병원 ▲국군대전병원 ▲부산롯데월드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강원랜드 등이 있다.
주요 백화점과 할인점들도 설계도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건교부는 설계도서 제출률 제고 등을 위해 지난 2002년 7월 과태료 부과규정까지 신설했으나 2년 동안 과태료를 한 건도 부과하지 않아 제도 자체가 무용지물인 것으로 지적됐다.
과태료 부과대상 시설물은 모두 922개였다.
김병호 의원은 "과거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 설계도서 등 관련서류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아 인명을 구조하거나 붕괴원인을 파악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정부나 업계 모두 여전히 설계도서나 시설물 안전관리의 중요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어 즉각적인 개선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심인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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