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해약 건수가 지난 2009년 1ㆍ4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기불황 등에 따른 가계살림 악화로 보험 해약 건수가 늘어날 것이라는 통념과는 대조되는 결과다. 업계에서는 리스크에 대한 안전판으로써 보험에 대한 인식 변화와 서비스 강화 등을 원인으로 꼽고 있다.
12일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이른바 '빅3'로 꼽히는 삼성ㆍ교보ㆍ대한생명의 보험 해약 건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확산되던 2009년 1ㆍ4분기 정점을 찍은 후 내림세가 뚜렷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생명의 해약 건수는 2009년 1ㆍ4분기 42만6,000건에서 지난해 4ㆍ4분기 28만3,000건까지 떨어져 33.5%가량 줄었다. 지난해도 1ㆍ4분기 32만1,000건, 2ㆍ4분기 30만1,000건, 3ㆍ4분기 29만5,000건 등으로 4분기 연속 하락하고 있다.
교보생명도 2009년 1ㆍ4분기 15만건을 웃돌던 보험 해약 건수가 지난해 4ㆍ4분기에는 9만6,000건으로 뚝 떨어졌고 대한생명도 같은 기간 25만건에서 15만건으로 급감했다.
생보업계 전체로 봐도 보험 해약 건수는 2009년 1ㆍ4분기 149만건에서 지난해 1ㆍ4분기 108만건, 2ㆍ4분기 101만건, 3ㆍ4분기 100만건 등으로 감소세를 타고 있다.
한 대형 생보사 관계자는 "경기가 내리막이라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보험 영업상황만 놓고 보면 이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해약 건수도 줄었고 신규계약을 보여주는 월납 초회 보험료 규모도 지난해 하반기에는 전년 동기보다 10.1%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2개월 이상 보험료를 내지 못해 보험계약 효력이 상실된 '효력상실' 건수를 더할 경우에는 사정이 다를 것이라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또 저축성보험이나 연금보험ㆍ의료실손보험ㆍ암보험 등 상품별로 구별하면 상황이 다를 수 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효력상실은 대부분이 이체 실수 등으로 빚어진다"며 "정말 재정상태가 힘들어 마지막 수단을 강구하는 것이라면 보험을 해약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