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인더스트리가 12월1일자로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슈콤마보니’를 인수한다고 27일 밝혔다. 2010년 잡화 브랜드 ‘쿠론’, 올 초 여성복 브랜드 ‘쟈뎅 드 슈에뜨’에 이어 세 번째 인수이며 모두 디자이너 브랜드로 통일된다.
코오롱은 이 같은 디자이너 브랜드 M&A를 통해 신성장동력을 마련하고 다른 패션 기업들과 차별화하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2003년 디자이너 이보현이 론칭한 슈콤마보니는 현재 12개 매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높은 품질과 독특한 디자인을 강점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특히 20대 초반~30대 후반 여성고객을 타깃으로 기존 슈즈 브랜드에 비해 스터드 장식과 과감한 컬러를 사용, 독특한 브랜드 정체성이 돋보이는 브랜드로 꼽힌다.
코오롱은 지난해 13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슈콤마보니를 2015년 500억 원 규모로 육성하는 한편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선봉에 세운다는 계획이다. 이미 슈콤마보니는 프랑스 파리 쁘렝땅 백화점을 포함해 일본, 중국, 홍콩, 두바이 등 19개국 유명 백화점 및 편집숍에 입점해 있다.
이처럼 코오롱이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한 배경에는 현재 해외 명품과 SPA(제조ㆍ유통 일괄화) 브랜드로 양극화되는 국내 패션 시장에서 디자이너 브랜드처럼 정체성이 명확한 브랜드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계산이 작용했다.
유럽발 경제위기로 이탈리아 등 유럽 브랜드들이 어려움에 처하면서 국내 패션 대기업들이 해외 브랜드 인수나 라이선스 브랜드 모시기에 열중하고 있는 가운데 코오롱은 토종 디자이너 브랜드 M&A 및 콜라보레이션을 강화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의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디자이너의 독창성과 대기업의 인프라가 시너지를 발휘해 단시간에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잡화시장에서 기존 강자인 MCM, 루이까또즈, 메트로시티 등이 고전하는 사이 쿠론은 2010년 코오롱에 인수된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지난해 120억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400억 원 고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쟈뎅 드 슈에뜨는 디자이너 김재현이 2005년 론칭한 여성복 브랜드로 클래식하면서도 여성스러운 실루엣에 위트 있는 요소로 디자이너 고유의 개성이 드러나는 브랜드로 사랑 받고 있다. 서브라인으로 전개하던 ‘럭키슈에뜨’를 브랜드로 독립시켜 백화점 등에 6개 매장을 최근 오픈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진행 중이다.
엄정근 코오롱인더스트리 경영지원PU 상무는 “디자이너 브랜드를 인수할 경우 그간 쌓아둔 브랜딩, 생산, 수출 등에 대한 노하우와 플랫폼을 자산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회사 내 다양한 브랜드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 효과는 물론 그간 취약했던 여성ㆍ잡화군의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충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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