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기술·TJ미디어·고리텍등 노래반주기 업체 품질·신기술 무기로 '가라오케 종주국' 강타<br>삼신화학공업 日서 기술배워 '엠블럼' 역수출
대일(對日) 부품ㆍ소재 무역수지 적자가 매년 확대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중소ㆍ중견기업들이 신기술과 가격ㆍ품질 경쟁력을 무기로 일본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3ㆍ1절을 맞아 완제품과 부품ㆍ소재 분야에서 대일 무역역조 개선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업체들을 소개한다.
엔터기술ㆍTJ미디어ㆍ고리텍 등 노래반주기 업체들은 ‘가라오케 종주국’인 일본에 우리 손으로 만든 제품을 역수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엔터기술은 휴대용 영상노래반주기 ‘매직싱’으로 일본시장의 40% 이상을 휩쓸며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기존 셋톱박스형 노래반주기의 모든 기능을 마이크 하나에 담은 이 제품은 지난 2000년 현지 홈쇼핑을 통해 첫 선을 보인 이래 폭발적인 인기를 얻어 지난해까지 100만대(680억원) 이상 판매됐다. 지난해 9월에는 신규 바이어인 온쿄리브와도 145억원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TJ미디어는 지난해 11월 일본의 최대 가라오케 유통ㆍ프랜차이즈업체인 다이이치코우쇼와 3년간 1,000억원 규모의 영업용 노래반주기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TJ는 다이이치코우쇼를 통해 지난해까지 4년간 900억원 상당의 ‘전자목차본’을 일본에 수출했다. 전자목차본은 노래반주기 화면에 연주 가능한 노래 목록ㆍ번호를 표시해줘 책자가 없어도 노래를 고를 수 있게 해주는 부속장치다.
고리텍도 지난해 10월 산요T&S와 연간 30만 대의 휴대용 노래반주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경호 엔터기술 사장은 “가라오케 종주국인 일본에 우리 중소기업이 성공적으로 진출해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비결은 가격ㆍ기술 경쟁력이 앞섰기 때문”이라며 “이 같은 우위를 유지하려면 품질 안정성 확보에도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업체들의 선전은 일본 노래반주기 시장이 업소용ㆍ가정용을 포함해 1조7,000억원 규모에 이르지만 소비자들이 작은 고장이나 품질불량에도 곧바로 외면하기 때문에 시장진입은 물론 점유율을 유지하기가 무척 까다롭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갖는다.
안산 반월공단의 삼신화학공업도 일본에서 배워온 도금기술을 갈고 닦아 미국 GM은 물론 일본 마쯔다ㆍ닛산ㆍ이수쯔 등에 ‘자동차의 얼굴’격인 엠블렘을 공급하고 있다.
이준재 사장은 “지난 79년부터 3년간 정부의 지원으로 일본에서 도금관련 분야 연수를 받고 귀국한 뒤 엠블렘ㆍ라디에이터 그릴 등 자동차 부품사업에 주력해 한 때 스승이었던 일본 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성장했다”며 “일본ㆍ미국 업체 등과 경쟁해 올해 매출목표 550억원 가운데 21%(117억원)를 수출로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해콘덴서ㆍ건전지 등의 절연포장재로 쓰이는 열 수축성 튜브를 생산하는 ㈜무등은 일본 마쓰시타 등에 수출, 세계시장의 27%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986년 염화비닐(PVC) 튜브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가진 일본 업체에 기술교류를 요청했다가 거절당한 뒤 기술 개발에 절치부심, 자동 원료배합기 등을 국산화했다.
이어 세계 두번째로 친환경 폴리에스터(PET) 튜브를 개발, 세계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했다. 김우연 사장은 “납기 대응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6개 PET튜브 생산라인을 늘린 데 이어 올해에도 6개 라인을 추가 증설할 계획”이라며 “산요ㆍ소니 등 일본 2차전지 업체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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