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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주택자금 시장 왜곡되고 있다

생애 첫 주택구입 자금 대출 재개 한달<br>11월 모기지론 판매액 1,418억원 그쳐<br>월평균 실적 3,684억원의 절반도 못미쳐<br>'영세 서민 집마련 도움' 긍정적 효과 미미<br>대출기관들 담보가격 보수적 평가 관행에<br>1만5,105건 신청에 실제 대출은 5,312건


장기주택자금 시장 왜곡되고 있다 생애 첫 주택구입 자금 대출 재개 한달11월 모기지론 판매액 1,418억원 그쳐월평균 실적 3,684억원의 절반도 못미쳐'영세 서민 집마련 도움' 긍정적 효과 미미대출기관들 담보가격 보수적 평가 관행에1만5,105건 신청에 실제 대출은 5,312건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 정부가 서민층의 주택마련을 돕기 위해 1년동안 한시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생애 최초 주택구입 자금 대출이 재개된지 6일로 한 달이 지났다. 하지만 이 자금은 정책 타깃인 서민들에게 오히려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비시장적 요소(정책자금)에 의해 시장(장기주택자금)을 왜곡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생애 첫 대출은 지난달 7일 재개된 이후 11월 말까지 1만5,105건에 8,026억원의 신청이 몰렸다. 한달 사이에 수요가 폭발하자, 정부는 목표 금액을 2조원에서 3조2,000억원으로 늘렸다. 그러나 실제 대출 건수와 액수는 신청규모의 3분의1인 5,312건에 3,003억원에 그쳤다. 이는 대출 기관들이 담보 가격을 보수적으로 평가하고 있는데다, 건설교통부의 주택통계 지표인 국민은행의 시세표에는 소규모 아파트와 단독 및 연립주택등이 빠져 대출근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작 지원을 받아야 할 영세 서민층들이 소외되고 있다. 이에 비해 정부가 연 소득 5,000만원인 사람들까지 대출을 허용, 주요 대출층이 가난한 서민이 아닌 중산층에 몰리는 있다는 지적이다. 고성수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연 소득 5,000만원인 사람 들 중에는 서민이 아닌 사람들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며, “서민층 지원을 위해 만든 국민주택기금으로 중산층을 지원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울러 생애 첫 대출로 인해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 판매가 급감해 주택금융시장이 왜곡되는 문제를 노출시키고 있다. 주택금융공사도 정부가 서민 주택자금 지원을 목적으로 설립한 금융기관이다. 주택금융공사의 11월 모기지론 판매액은 1,418억원에 그쳤는데, 이는 공사가 모기지론 판매를 시작한 지난해 3월 이후 월 평균치 3,684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모기지론은 정부의 8ㆍ31 부동산 종합대책 이후 줄어들기 시작해 생애 첫 대출제도 실시로 더욱 감소했다. 안홍찬 주택금융공사 마케팅팀장은 “생애 첫 대출이 시작된 이후 공사의 모기지론 영업이 큰 어려움을 겪고있다"며 “이런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관영 한양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민층을 지원한다며 주택금융공사를 만들어 놓고도 생애 첫 대출제도를 부활시킨 것은 정책적 모순”이라며, “서민 주택마련을 위해 한시적인 제도가 아니라 중장기적이고 체계적인 시스템을 육성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생애 첫 대출에 수요가 팽창하는 것은 대출 경쟁력 때문이다. 생애 첫 대출의 경우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해 집값의 70% 안에서 최고 1억5,000만원까지 빌려주는데다 상대적으로 낮은 4.7~5.2% 수준의 금리가 적용되고, 소득공제 혜택까지 주고 있다. 이에 비해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은 6.5%의 고정금리 방식을 채택하고 있어 생애 첫 대출에 비해 금리 경쟁력에서 뒤떨어진다. 또 모기지론의 대출 대상자 상당수가 생애 첫 대출 대상자와 중복되고 있다. 이에 따라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 대출을 받아 쓸 사람들 중 상당수가 생애 첫 대출 쪽으로 이동을 했다는 얘기다. 같은 시장을 놓고 정부 기관들 사이에 밥 그릇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금융계에서는 생애 첫 대출이 내년 10월말까지 집행되는 기간에 주택금융공사의 모기지론 영업은 더욱 위축되고,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시장도 왜곡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부가 한시 금융 상품(생애 첫 대출)을 퍼부어 부동산 금융시장의 단기화를 조장하고,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장기채권(모기지론) 시장을 죽이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생애 첫 대출이 재개되면서 주택금융공사의 주택담보부증권(MBS)의 발행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공사는 지난 10월에 MBS 발행을 보류한데 이어 12월에도 발행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MBS는 단기 채권 위주의 국내 금융시장에 20년짜리 장기채권을 공급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고 교수는 “모기지론 도입은 서민 주택마련에 기여하고 단기 주택담보대출 시장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생애 첫 대출이 한시주택 금융상품이어서 장기 주택금융시장을 왜곡시키는 등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송석준 건교부 주거복지 지원팀장은 “생애 첫 대출이 모기지론 시장에 영향을 주는 것은 사실”이라며 “전반적인 문제점을 점검해서 제도 개선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입력시간 : 2005/12/06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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