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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노하우·상생방안 강조… "우리가 적격" 당위성 피력
심사위원 취약점 질의에 기민한 대처·설득 승패 갈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영종도까지 직접 동행하기도
"주사위는 던져졌다. 진인사대천명."
9일 서울 시내 면세점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이 펼쳐진 인천공항공사 인재개발원. 중소·중견업체 14곳과 대기업 7곳은 막판까지 면세점 입찰 당위성을 피력하는 데 온 힘을 쏟아부으며 승리의 굳은 의지를 다졌다. 각 업체 대표들은 주어진 5분 동안 면세점 운영 경험·입지·지역과의 상생방안 등 그 동안 강조해 온 차별화된 경쟁력에 대해 압축적으로 설명하되 주요 시청각 자료를 활용해 15명의 심사위원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노력했다. 업체당 3명으로 제한된 프레젠테이션에는 법인 대표와 실무 참모진이 참석했다.
그러나 익히 알려진 프레젠테이션보다 25분 동안 주어진 심사위원들의 질의응답에 얼마나 기민하게 대처했는지가 관건이었다는 분석이다. 미흡한 면세 운영 능력이나 독점 논란 등 약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얼마나 잘 보완하고 심사위원들을 설득시켰는지 등 강점을 경쟁사보다 효과적으로 부각시켰는지에 따라 심사위원들의 배점이 달라질 것이라는 얘기다.
심사위원들은 각 업체에 예리한 질문을 던진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른 시간에 먼저 프레젠테이션을 마친 업체들은 관련 내용이 후순위 업체들에게 알려질 경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보안을 철통같이 유지했다.
앞 순서로 중소중견 부문 발표를 마친 업체의 한 관계자는 "예정된 시간에서 크게 지체되지 않고 프레젠테이션이 잘 끝났다"며 "구체적으로 어떤 질문이 나왔는지 공개하고 싶지는 않다"고 전했다.
역시 먼저 발표를 마친 다른 업체 관계자도 "어떤 질문이 나왔는지는 일종의 '기출문제'가 아니겠느냐"며 "오후에도 계속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기 때문에 기출 문제에 대해서는 이야기할 수 없다"고 말문을 닫았다. 이날 인천에 모인 업체 관계자들은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는 하늘에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대기업들의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된 오후엔 더 큰 긴장감이 돌았다는 게 현장을 지켜본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대기업 부문 1순위로 발표에 나선 신세계 관계자는 "발표 순서와 상관없이 신세계가 면세 사업과 국내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기업임을 강조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국가 면세 사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시장 참여자가 많아야 한다는 점을 각인시키는 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호 현대DF 대표와 면세 사업 담당 임원 2명이 발표 순서 2번으로 프레젠테이션에 참여한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이 대표는 현대DF가 신규 사업자이긴 하나 면세점 운영 능력이 충분하다는 점을 피력할 것"이라며 "입지의 차별성과 고품격 백화점을 30년 이상 운영한 노하우를 강점으로 내세운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또 황용득 한화갤러리아 대표는 한강 여의도 관광 자원을 활용해 선진국형의 관광 문화를 선도한다는 점과 지역 균형 발전과 지역사회 기여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고, 문종훈 SK네트웍스 대표는 세계 첫 ICT 면세점이 될 것이라는 부분을 부각시킨다는 전략으로 프레젠테이션에 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가장 마지막인 7번째로 발표에 나선 HDC신라면세점의 경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영종도까지 직접 동행해 '서울 면세점 올인'의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HDC신라면세점 측에서는 하인규 호텔신라 부사장 겸 HDC신라면세점 공동 대표가 프레젠테이션에 나섰으며 양창훈 아이파크몰 대표 겸 HDC신라면세점 공동 대표와 차성호 호텔신라 부사장이 심사장에 함께 입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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