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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털도 대출 꺼려 중소기업 "돈가뭄"

연체율증가·대손충당금 적립부담에 냉대… 기업 자금난 여전


시중은행들이 기업 대출창구의 문턱을 높이고 제2금융권의 캐피털 업체마저도 몸을 사리면서 중소기업들이 자금난을 해소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캐피털사들은 올 2ㆍ4분기 이후 캐피털업계의 자금조달 여건이 한층 개선됐지만 연체율 증가와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 때문에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을 냉대하고 있는 것이다. 8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2ㆍ4분기 캐피털업계의 산업기계 리스 실적은 1,549억원으로 1ㆍ4분기를 포함한 상반기 총액이 2,419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실적이 하반기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1조8,995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감안하면 극히 저조한 실적이다. 올 2ㆍ4분기 건설기계 리스 실적도 648억원으로 상반기 전체로도 1,006억원에 불과했다. 이 역시 전년도 3,780억원의 실적에 비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캐피털업계의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실적도 크게 증가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 거래량이 가장 많은 업체 중 하나인 기은캐피탈의 경우 올 들어 8월까지 대출실적이 1조1,000억원대를 기록, 전년 상반기 실적(약 2조5,000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산은캐피탈 역시 연초에 비하면 중소기업 대출이 조금씩 늘고 있지만 전년 실적에 비하면 많이 부족하다는 게 이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캐피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3ㆍ4분기 실적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하반기 들어서도 산업 리스 실적은 거북이 걸음을 하고 있다"며 "대기업보다는 상대적으로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들이 애용하는 산업 리스 실적이 저조하다는 것은 그만큼 중소기업들의 자금난이 여전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올 2ㆍ4분기 이후 경기회복조짐이 뚜렷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캐피털업체들의 대출 실적이 '소 걸음'을 걷는 것은 연초부터 중소기업 연체율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캐피털업체의 관계자는 "영업을 확대하고 싶어도 우량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크게 줄고 상대적으로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들만 돈을 빌려달라고 하고 있어 대출 심사를 할 때 보수적으로 운용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연체율이 늘어나면 그만큼 더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가뜩이나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충당금 부담을 끌어안아가며 영업을 확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산업 리스 실적이 부진 한 것도 똑같은 이유에서다. 여신협회의 한 관계자는 "올 하반기 이후 캐피털업계의 자금 조달 사정은 눈에 띄게 좋아져 자금은 풍부해졌지만 산업 리스의 경우 최근 우량 고객은 드물고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수요만 있어 적극적으로 영업을 확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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