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휘감았던 유럽과 대북 리스크 등 양대 악재가 잠시나마 걷히는 것일까. 패닉 상태까지 몰렸던 국내 금융시장에 온기(溫氣)가 조금이나마 스며드는 모습이다.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28포인트(0.95%) 오른 1,622.78포인트를 기록하며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고 환율은 다시 한번 큰 폭의 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전날 대비 29원10전 내린 1,194원90전으로 장을 끝냈다. 하지만 불안함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작은 뉴스에도 출렁거림이 계속되고 있어 악재들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면 언제 다시 출렁거릴지 모를 일이다. "유로존 위기 亞로 전염 안될것" ▲S&P "亞 신용 강등 없어"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6개국)에서 나타난 재정위기가 아시아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S&P는 아직까지는 유로존 위기가 아시아로 전염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28일 금융월간지 파이낸스아시아에 따르면 S&P는 "신용등급 강등 조치가 아시아에서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P는 문답 형식의 분석에서 "최근 국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 압력은 주로 유럽에 집중되고 있다"면서 "오히려 아시아 일부 국가는 신용등급이 올랐다"고 밝혔다. 국제결제은행(BIS)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아시아가 유럽 은행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은 5,000억달러를 웃돈다. S&P는 "유로존 위기가 아시아로 전염될지는 높은 자금조달 비용에 달려 있지만 아직까지 이와 관련된 징후는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S&P는 또 유럽 국가에서 나타난 자금 유출이 아시아 국가에서는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과 달리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국채가 대부분 자국 내에서 소화됐기 때문이다.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저축률이 높은데다 엄격한 해외투자 제한 등으로 주로 국내 자산에 자금이 많이 몰린다. S&P는 대표적인 국가로 일본과 인도ㆍ대만을 예로 들었다. 앞으로 5년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경제성장률이 유럽에 비해 높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아시아의 재정위기 발생 가능성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이번 위기로 유럽이 경기침체에 빠질 경우 수출 타격과 투자 감소 우려가 있지만 한국ㆍ홍콩ㆍ싱가포르ㆍ중국 등과 같이 건전한 정부 자금조달이 가능한 국가들은 단기부양을 통해 경기침체를 이겨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부양책이 과도하게 지속되면 자산 버블을 발생시키거나 성장 잠재력을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외국인 국내채권 보유잔액 70兆 육박 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국내 채권매수에 나서면서 보유 채권 잔액이 7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28일 금윰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7일 현재 외국인의 국내 채권보유 잔액은 69조9,702억원(결제기준)으로 지난달 말 65조원을 돌파한 후 한달 만에 5조원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들은 27일 하루 동안 1조3,387억원어치를 순매수하는 등 채권보유액을 급속히 늘렸다. 외국인은 1월 5조3,000억원, 2월 5조7,000억원, 3월 6조2,000억원, 4월 7조5,000억원, 이달 들어 7조7,000억원의 순매수를 지속하면서 천안함 사태와는 무관하게 한국 채권을 사들였던 것이다. 만기 도달로 사라지는 채권을 감안할 경우 외국인의 보유량은 이달에만 5조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다만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서는 엇갈리고 있다. 한국의 펀더멘털에 대한 재평가와 글로벌채권지수(WGBI) 지수 편입에 따르는 채권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반면 최근 유로화와 원화의 평가절하로 유럽계 자금이 많이 유입됐지만 유럽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서 유입속도가 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오는 6월에는 사상최대인 6조8,000억원의 외국인 채권만기가 돌아오는 것도 부담이다. 이와 관련, 외국인들이 이날 장외시장에서 순매수한 회사채는 340억원(매매기준)으로 최근 하루 수천억대를 기록했던 강한 매수세에 비해서는 다소 줄었다. 재정부 "금리인상 신중히 결정해야" 유럽의 재정위기와 남북 마찰에 따른 시장의 극심한 변동성을 반영, 정부가 금리 인상에 대한 신중한 입장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강호인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28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금리 인상 여부는 금융통화위원회가 결정하지만 국내외 경제 여건과 물가 수준, 금융시장의 상황을 보면서 신중하고 균형 있게 결정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강 차관보는 최근 금융시장 상황에 대해 "남유럽 재정위기 우려와 천안함 사태라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일시적으로 불안이 증폭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심리불안을 이유로 외환시장에 다시 한번 과도한 쏠림현상이 나타나면 정부와 한국은행이 적극적인 시장안정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천안함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강 차관보는 "추가적인 돌발상황이 발생하지 않는 한 천안함 사태가 실물경제에 주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심리적인 요인을 배제하고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만을 볼 때 우리나라는 충격 흡수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고 지금도 큰 불안요인 없이 잘 견디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영향을 미치면서까지 조처를 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현호기자 hhlee@sed.co.kr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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