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자산관리 전략이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통한 '시중금리+알파(a)'였다면 올해 화두는 절세(節稅)가 될 것이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이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하향 조정되면서 절세상품에 대한 관심과 문의가 부쩍 높아졌다. 1억원의 금융자산을 굴리는 투자자도 상품의 종류에 따라 만기에 한꺼번에 이자나 배당소득을 얻게 되면 금융소득 종합과세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으로 선정되면 건강보험료의 추가납부 및 국세청특별관리 대상자로 관리된다. 그래서 비과세 상품에 대한 관심이 더욱 크게 높아졌고, 과세가 되는 상품을 가입하더라도 이자나 배당 수령 시기를 적절히 배분하여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할 수 있도록 자산관리 전략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절세상품으로 주로 각종 장기채권과 장기저축성보험이 언급된다. 이와 더불어 상장지수펀드(ETF)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TF는 코스피200과 같은 특정지수 및 특정자산의 가격 움직임에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돼 있으며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유통되는 펀드다. 국내 ETF시장은 2002년 10월 KOSPI200과 KOSPI50을 기초지수로 하는 4개의 ETF가 처음 도입된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지금은 시장 출범 당시 대비 종목수 및 순자산총액이 각각 32배, 43배 증가했으며, 코스피 일평균 거래대금의 12%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ETF는 특정지수를 복제해 추종하는 인덱스펀드지만 주식시장에서 실시간으로 매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환금성이 좋고 지수 변동성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액티브펀드에 비해 수수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환매수수료도 없다. 레버리지, 인버스 등 구조화된 ETF 상품을 활용하면 기존 투자포트폴리오의 리벨런싱을 쉽게 할 수 있고 급격한 시장 변동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등 다양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현재 국내에 상장되어 거래되고 있는 ETF는 코스피200부터 특정업종, 스타일, 파생상품, 채권, 해외지수, 실물자산 등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시장에서 거래되는 ETF는 대부분 코스피200이나 코스피인버스 상품으로 몇 개의 특정 종목에 몰려있다. 시장 상황에 따라 골라 담을 수 있는 ETF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ETF 랩어카운트 투자이다. 최근 증권사 마다 다양한 ETF 랩어카운트를 내놓고 있어 선택의 폭도 넓어 졌다. 시장상황에 따라 ETF의 편입 비중을 조절하는 기본형부터 시장변동성을 고려한 시스템형, 특정 업종 지수 추종형, 해외투자형까지 다양하게 출시돼 있어 투자성향, 시장전망 등을 고려해 투자자의 입맛에 맞게 골라 투자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ETF는 금융소득종합과세에 대비하는 절세효과도 뛰어나다. 국내주식형 ETF는 매매차익에 대해 전액 비과세다. 해외지수, 상품 등 기타 ETF의 경우에는 과세가 된다. 하지만 금융소득이 아닌 양도소득으로 보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
1년 기준으로 수익금 중 250만원까지는 기본공제 돼 비과세 혜택이 주어 지며 250만원을 초과한 수익은 22%로 단일 세율 분류과세로 끝난다. 즉, 5,000만원 정도를 해외에 투자하는 랩어카운트에 가입해 1년 동안 500만원을 벌었다면 이중 250만원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나머지 250만원에 대해서는 22%로 과세돼 55만원만 세금으로 납부하면 된다. 만일 일반 해외펀드를 투자해 같은 수익을 얻었다면 이자소득세율인 15.4%를 적용받아 77만원을 납부해야 하고 또한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로 분류된다면 추가적으로 세금이 많아지는 구조다.
ETF는 펀드에 비해 아직 대중적이지 않다. 하지만 펀드투자에서 경험했던 다소 아쉬웠던 부분과 개별주식의 높은 리스크를 상당부분 채워주고 완화시켜줄 유용한 투자수단이다. 자산 포트폴리오구성에 효과적인 투자수단으로 ETF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장기 트렌드로 자리잡아 갈 것이다.
불확실성과 변동성이 상존하는 어려운 시기일수록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자산관리에 있어서도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를 하여 리스크를 분산하는 자산배분이 지혜로운 기본 법칙이다. 앞으로 한 자산에 투자해서 돈을 벌 수 있는 시기는 아니다. 투자위험을 관리해 변동성을 줄이면서 꾸준히 수익을 내는 것이 중요한 시대다. 올 한해는 그 동안 잊고 있었거나 애써 묻어 두었던 투자자산들에 대한 지혜롭고 적극적인 대응을 통해 힘들었던 자산포트폴리오를 재정립할 수 있기를 바란다. 투자자 개인의 상황에 맞는 철저한 자산배분을 통해 성공하는 투자자의 반열에 오르길 기원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