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의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삼성SDS의 기업공개(IPO) 추진 소식이 전해진 8일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은 공모가가 어느 정도 될지에 모아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상장 후 유동성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삼성SDS의 공모가가 장외주식 거래 가격보다 최소 25~30%는 높은 가격에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의 한 연구원은 "상장 프리미엄을 고려하면 공모가는 지난 7일 장외주식 거래가인 14만~15만원에 25~30% 정도의 프리미엄을 붙여 최소 18만~20만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대감에 이날 삼성SDS의 장외주식 거래 가격은 급등했다. 8일 오후3시 장외주식 매매 전문 사이트인 피스탁에서 삼성SDS는 전거래일 대비 47.2%(7만 500원)나 오른 22만원을 기록했으며 제이스톡에서는 전거래일 대비 33.9%(5만원) 급등한 19만 7,500원까지 올랐다. 시가총액은 14조원에 달한다. 이는 8일 기준 시가총액 14위인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재 시점에서 공모가나 상장 후 주가를 전망하기는 어렵지만 삼성SDS의 기업 가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비상장기업이고 정보가 제한돼 있기 때문에 현재 단계에서 적정 가치를 추산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아직 IPO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기 때문에 삼성SDS는 그전까지 기업 가치 극대화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특히 "지난해 인수한 세리CEO와 같은 삼성SDS의 보이지 않는 사업 부문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상장까지 남은 기간 동안 삼성SDS의 기업 가치에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연구원도 "삼성SDS의 경우 국내 1위 업체이기 때문에 가격을 비교하기 위해 마땅히 참고할 만한 기업이 없다"며 "특히 지금까지 삼성SDS의 놀라운 성장속도를 감안하면 현재로서는 계량적인 가치 평가가 불가능한 주식"이라고 말했다.
삼성SDS의 상장은 IPO 시장과 전체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삼성SDS의 상장으로 당장 IPO 기업 수가 크게 늘지는 않겠지만 침체된 시장 분위기를 바꾸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조광재 우리투자증권 IPO 담당 이사는 "삼성SDS와 같은 큰 기업이 상장을 추진하면 공모주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생기고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기 때문에 다른 큰 기업들도 상장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이사는 이어 "상장 기업들도 상장 후 대체로 주가가 오르는 경향이 있고 동종업종도 같이 오르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시장 전체적으로도 좋은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삼성SDS의 상장이 비슷한 지배구조 개편 문제를 안고 있는 대기업 계열사들의 상장을 촉진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성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SDS의 상장은 대어급 회사가 시장에 들어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특히 국내 기업들은 삼성그룹의 움직임을 많이 참고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삼성이 삼성SDS 상장을 통해 지배 구조 이슈와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주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엠코가 비슷한 경우로 상장을 추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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