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 당국의 고위 관계자는 16일 "정확한 고발 시점을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SBI가 현대스위스를 인수하기 전에 나간 검사 때 김 전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며 "최근 검사로 대규모 부실이 더 드러난 만큼 추가적인 고발 조치 등을 검토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현대스위스저축은행 계열사들이 김 전 회장의 아들이 운영하는 업체에 대출해준 책임을 물어 김 전 회장에 대해 '해임 권고'의 중징계를 내렸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지난 2009년 4월부터 1년 2개월간 김 전 회장의 아들 등이 있는 회사에 120억원을 대출해줬다. 현대스위스2ㆍ3저축은행은 김 회장이 운영하는 업체 등 16개 기업에 583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을 했다. 관련법상 저축은행 대주주에 대한 신용공여는 엄격히 제한돼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금감원의 추가 검사로 대규모 부실이 드러나면서 김 전 회장에 대한 책임 문제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금감원은 SBI가 현대스위스의 경영권을 가져간 후 검사에 돌입했었다.
SBI 입장에서는 금융위원회로부터 현대스위스 인수 승인을 받은 지 두 달이 안돼 당국 검사로 수천억원에 달하는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 됐는데 김 전 회장이 저축은행을 매각할 때 이를 몰랐겠느냐는 얘기다. 덕수상고를 나온 김 전 회장은 금융권에 오래 있으면서 정ㆍ관계 인맥이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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